무섭게 퍼지는 코로나19…사흘 연속 500명대 기록하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산 속도가 거세다. 각종 소모임, 일상 공간, 군부대 등에서 집단감염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추세대로라면 하루에 100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는 오는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전국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여부를 논의한다.

최근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지역발생 382명…2.5단계 근접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69명이다. 직전일에 기록한 583명에 이어 이틀 연속 500명대다.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500명 이상 나온 것은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3월 초 이후 9개월 만이다.

최근 일주일간 상황만 놓고 보면 확산세는 더 뚜렷하다. 해당 기간 일별 신규 확진자 수는 386명→330명→271명→349명→382명→583명→569명으로, 단 하루를 제외하면 매일 같이 300명 이상 나왔다. 이 가운데 두 차례는 500명을 넘었다.

방역당국이 거리두기 단게 조정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 지역발생 확진자가 일평균 382.7명에 달해 2.5단계 격상 기준(전국 400~500명 이상)에 육박했다.

이날도 적게는 400명대 중후반, 많게는 500명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383명이다. 직전일(349명)보다 34명 많았다.

현재 확진자 발생 양상을 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감염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비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24일 처음으로 100명대를 기록한 뒤 나흘 연속(103명→108명→151명→188명) 세 자릿수를 이어갔다. 증가 폭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요 발병 사례를 보면 충북 제천시 김장모임(누적 14명), 충북 청주시 당구장 선후배 모임(18명), 충남 공주시 푸르메요양병원(41명), 전북 군산시 지인모임(24명) 등 곳곳에서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부산·울산 장구강습과 관련해 하루새 36명의 추가 감염이 확인돼 누적 확진자가 89명으로 늘어났고, 제주도로 연수를 다녀온 경남 진주시 이통장 사례의 누적 확진자도 61명까지 불어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3차 유행, 기존 1·2차 유행과 달라"…중대본, 29일 격상 여부 논의

전문가들은 이번 3차 유행은 기존 1·2차 유행과 다르다고 분석했다. 앞서 두 차례 유행은 신천지 대구교회와 사랑제일교회, 광복절 집회라는 큰 축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일상 감염이 곳곳에서 터지고 있어서다.

사회적 활동이 왕성한 '젊은 층'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는 것도 최근 확산세의 주된 요인 중 하나다. 전날 신규 확진자 569명 가운데 20대가 86명(15.1%)이고, 30대가 85명(14.9%)이다. 여기에다 40대(99명)까지 더하면 20∼40대 청·장년층이 총 270명으로, 전체의 47.5%를 차지한다.

젊은 층은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무증상 혹은 경증으로 앓고 지나는 경우가 많아 자신도 모르는 새 'n차 전파'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바이러스 생존에 더욱 유리한 겨울이 되면서 이번 유행이 전국적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도 우려된다.

정부는 일단 29일 중대본 회의에서 단계 격상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주말 확산세가 심상치 않을 경우 수도권 2.5단계 격상이나 전국 2단계 상향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2.5단계는 전국적 유행이 본격화하는 단계로, 방역조치가 한층 강화된다. 중점관리시설 9종 가운데 유흥시설 5종에 더해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과 노래방, 실내스탠딩 공연장까지 영업이 중단된다. 카페·식당은 2단계 조치와 동일하다. 카페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테이크아웃만, 식당은 저녁 시간까지 정상 영업을 하되 밤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일반관리시설 14종 가운데 결혼식·장례식장의 인원은 50명 미만으로 제한되고, PC방·영화관·오락실-멀티방·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 등은 밤 9시 이후 영업이 중단된다. 실내체육시설은 아예 문을 닫고, 학교는 등교 인원을 3분의 1 이하로 줄여야 한다.

이송렬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