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 반미 사건은 잊은 지 오래…한국과의 관계 가장 좋아" [인사이드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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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엘리트' 화상 릴레이 인터뷰(1)
"한,베트남 관계 역사상 가장 좋다"
"정상 간 만남이 양국민 인식 개선에 도움"
베트남 주축 1980년대생들 "한국 긍정적 이미지, 제품 구매는 아직"
"아직 일본,미국 제품보다 낫다는 인식은 부족"
"한,베트남 관계 역사상 가장 좋다"
"정상 간 만남이 양국민 인식 개선에 도움"
베트남 주축 1980년대생들 "한국 긍정적 이미지, 제품 구매는 아직"
"아직 일본,미국 제품보다 낫다는 인식은 부족"
!["다낭 반미 사건은 잊은 지 오래…한국과의 관계 가장 좋아" [인사이드 베트남]](https://img.hankyung.com/photo/202011/01.24642327.1.jpg)
코로나19가 일상화돼버렸고,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는 여행길도 막혀버린 요즘 베트남 사람들의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궁금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함께 하노이에 거주하는 언론인, 직장인, 교사,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말했다. “다낭의 바잉미 얘기를 꺼내는 베트남 사람들은 본 적이 없다”고 말이다. 전지구적인 팬데믹으로 인해 가볼 수 없는 나라가 돼 버린 한국에 대해 그들의 동경은 더 커져가고 있는 듯 보였다. 이번 인터뷰는 11월 한 달에 걸쳐 진행했다. 총 15명이 인터뷰에 응했다. 한화상의 한계상 한 명당 1~2시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꽤 힘든 작업이었다. 그들의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진솔한 얘기를 들어보자.
!["다낭 반미 사건은 잊은 지 오래…한국과의 관계 가장 좋아" [인사이드 베트남]](https://img.hankyung.com/photo/202011/01.24642278.1.png)
투하씨의 한국,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는 베트남인들이 스스로에게 갖는 관념의 반대면이라고 할 수 있다. 하노이는 베트남의 주류들이 사는 곳이다. 그들은 중국과의 오랜 독립 전쟁끝에 스스로 자유를 쟁취했음에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 베트남 사람들 역시 중국 못지 않게 점차 대국 의식을 갖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선 옛 버마족인 미얀마, 동남아 민주주의의 원류라 자부하는 인도네시아와 함께 베트남이 스스로를 대국이라 인식한다. 한국에 대해 ‘작은 나라’라는 관념이 머리에 박혀 있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다낭 반미 사건은 잊은 지 오래…한국과의 관계 가장 좋아" [인사이드 베트남]](https://img.hankyung.com/photo/202011/01.24642326.1.jpg)
베트남에서 1980년대생은 사회의 여론 주도층이라고 할 수 있는 계층이다. 그들은 도이모이 개혁 이후에 태어났다. 어린 시절 사회주의에서 시장경제로의 전환에 따른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했던 세대다. 80년대생으로 김앤장에서 변호사로 오랫동안 활약 중인 레응옥뚜안(여옥준)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와 형을 따라서 농번기 때면 아이스크림 가방을 매고 동네방네 팔러 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학교 교사였지만 집에 TV 하나 없을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렸다. 베트남의 80년대생들은 어떤 세대보다 강인하고, 부지런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한국으로 치면 산업개발 역군으로 활약했던 1950~60년대생과 닮았다. 아직 이들에게 한국은 부러움의 대상이긴 하지만, 일본 독일 미국 등에 비하면 일류는 아니다.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에 대해 투하씨는 “정치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는 편”이라면서 “양국 정상 간 만남이 뉴스를 통해 방송되면 일반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더욱 돈독한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베트남과 가까운 나라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러시아, 중국,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에 비하면 한국과 베트남 관계는 아직 오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녓밍씨는 한국에 관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으로 김치와 매운 음식을 꼽았다. 한국의 빠른 경제 발전과 패션, K팝 등에 대해선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부정적인 측면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는 의외로 한국 농산물을 지적했다. “제품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녓밍씨는 “합리적인 가격과 시장 수요를 감안한 빠른 변화는 한국 제품의 장점”이라면서도 “기초에서 많이 벗어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기능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녓밍씨처럼 하노이 사회의 주류 계층이 여전히 일본, 독일산처럼 내구성이 강한 제품을 우선시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녓밍씨는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의 엘리트층답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는 ‘K-방역’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과도한 민주주의가 적절한 방역 조치를 늦췄다”고 평가했다. 베트남은 봉쇄에 가까운 극단적인 방역책으로 현재까지 확진자 제로를 유지하고 있다. 다낭에서 확진자가 나왔을 때도 도시를 봉쇄하고, 2~3주간 사실상 다낭의 모든 경제 활동을 중단시켰다. 한국 등 민주주의 국가에선 불가능한 방역 조치다. 다만, 녓밍씨는 “(다낭 반미 사건 등) 코로나19로 인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는 모두 잊어버렸고, 그로 인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기지도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투자하고 창업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양국 간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최고의 효과”라고 강조했다.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후원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