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핵심 부품을 국산화한 원자력발전소 가동에 성공했다.

인민일보는 29일 국영 원자력발전 기업인 중국핵공업그룹(CNNC)이 지난 27일 오전 0시41분(현지시간) 동남부 푸젠성의 푸칭시에서 '화룽(華龍) 1호' 기술을 쓴 푸칭 원전 5호기를 전력망에 연결하고 전력생산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푸칭 5호는 2015년 5월 공사에 착수했으며 시험 가동을 거쳐 올해 안으로 상업적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화룽 1호는 중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3세대 원전 기술이다. 모든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는 등 국산화율이 85%를 넘는다. CNNC와 협력사들은 화룽 1호와 관련해 특허 700여개와 소프트웨어 저작권 120여개, 국제 원자력발전 표준 1세트 등을 보유하고 있다. 400여개 국내 협력사들이 참여하는 원전 생태계도 구축했다.

3세대 원전 기술은 1979년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제정된 국제 표준으로 2세대에 비해 수명이 길고(약 60년), 경제성은 20~30% 향상했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건설·운영되기 시작했다.

CNNC 측은 "이번 성공은 중국이 외국의 원자력발전 기술 독점을 깨고 선진국 대열에 들어갔음을 보여준다"며 "중국이 원자력 발전 강국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또 "이번 성공은 중국 원자력발전 산업의 경쟁력 제고, 중국의 에너지 구조 최적화, 녹색 저탄소 발전 촉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NC는 중국과 파키스탄 등 국내외에서 화룽 1호 기술을 이용한 원전 6기를 추가 건설 중이다. 영국도 차세대 원전 기술 후보로 놓고 평가를 진행 중이다.

왕더중 상하이교통대 교수는 "중국 자체 기술로 개발한 원전을 국내에서 가동한다는 점은 향후 원전 수출에서 상당한 플러스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원자력 발전량이 많다. 총 47기가 44GW(기가와트) 용량의 발전을 하고 있다. 현재 13곳을 새로 건설 중이며 30여기를 계획 중이다.

국가 전체 전력 수요가 커 원전의 비중은 지난해말 기준 4.9%이다.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 중립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원전 비중을 2030년 10%, 2050년 15%로 높일 계획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