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국내 미용실 창업이 16%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9월까지 문을 닫은 곳도 4000곳에 달했다. 미용실의 10곳 중 7곳은 연 매출이 5000만원이 안되는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가 장기화될수록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9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출간한 자영업 분석 보고서(미용실편)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창업한 전국 미용실은 5577개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5.6% 줄었다. 또 올해 이 기간 3947개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년 동기(4809개) 보다는 폐업이 줄었다.
보고서는 “다른 업종과 비교해 미용실의 고정비 지출이 적어 폐업 증가로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면서도 “코로나가 장기화할 경우 폐업이 크게 늘어날 리스크가 있다”고 분석했다.
폐업이 늘어날 우려가 크다고 보는 것은 코로나 확산에 따라 미용실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용실이 밀집된 경기도 수원시 인계동의 최근 1년간 월별 평균 매출 현황을 보면 지난 1월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코로나대유행이 시작한 3월에 급감했다. 이후 회복됐으나 5월 이태원(發) 확진자가 증가한 이후 다시 줄었다. 전국 확진자가 다시 많아진 8월부터는 매출이 더 내렸다.
보고서는 “미용의 경우 생활 필수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한두 달 늦게 머리를 손질하더라도 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아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할 경우 미용실 방문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용실 수가 많고 영세 업장이 많은 것도 우려 요소라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인구 1만명당 미용실 수는 21.3개였다. 미국(2개)의 10배 이상 많은 수치다. 통계청의 2018년 서비스업조사에 따르면 국내 미용실이 67%(7만8852개)는 연간 매출액이 5000만원 미만이었다.
오상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미용실은 대표적인 공급 과잉 업종으로 업종 내 경쟁이 심화되며 창업률이 감소하는 추세”라며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미용실의 단기적인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