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락근 기자
박사님은 국민연금에서 자산운용역도 하셨습니다. 최근에 또 좋은 주식 고르는 법 강의도 하시고. 좋은 주식 고르는 법, 많은 분들이 궁금해할 것 같아요.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좋은 주식 고르는 법엔 5가지 정도 있죠. 제일 쉬운 건 첫 번째 대주주가 사는 종목이 좋은 종목이에요. 3월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동차 그룹 회장님이 지분신고했던 거 기억나세요? 그 뒤로 주가가 어떻게 됐는지는 다 아실 것 같아요. 그런 사례들을 주목하셔야 해요. 대주주, 회장님, 오너, 등기이사 등 최고경영자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분들이 주식을 언론에 발표하기 위한 용도 말고, 의미 있는 금액을 산다면. 우리나라 회장님들이 굉장히 부자에요. 부자들의 특징은 투자를 많이 해요. 그래서 현금이 생각보다 적거든요. 그렇게 없는 현금 속에서도 수백억원 단위로 지분을 사거나 혹은 자녀에게 증여할 때. 굉장히 싸다고 느낄 때 증여를 합니다. 오너들 입장에선 회사의 내재 가치에 비해 주가가 쌀 때 증여를 합니다. 이런 흐름에 적어도 동참을 하자, 팔지는 말자라는 거고요.
두 번째는 그물망을 가진 회사. 그물망이 뭐냐 하면 빠져나갈 수 없는 것. 로열티에요. 미국에 있는 애플이 신제품 내자마자 사이트 마비되는 것 보셨죠. 솔직하게 얘기하겠습니다 달라진 것도 잘 모르겠는데 너무너무 좋아하시잖아요. 미국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샤넬이란 가방회사도 가격을 올리는데 인기는 더 커지잖아요. 그런 걸 보면 느낄 수 있죠. 사람들을 자신이 만들어놓은 그물망에 가두는, 네트워크라고 하는데, 충성심이 높은 고객들을 확보한, 그곳에서 벗어나면 삶이 재미없어지는 회사들의 주가가 크게 폭락한다거나 하면 한번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미국 다우지수가 고점에서 40% 빠졌잖아요. 그런데 이번엔 분명히 바이러스 때문인데, 유나이티드헬스케어그룹, 화이자 같은 회사들 주가도 빠졌습니다. 존슨앤존슨, 아사트라제네카, 바이엘도 그랬어요. 대표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이 다 적게는 20%, 많게는 반토막 난 회사도 있었어요. 9.11테러가 났을 때는 국방주가 올라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근데 그때는 옥석구분이 안 됐었어요. 그래서 옥석구분이 중요하다. 전쟁, 테러, 전염병, 정치스캔들 등 여러 충격이 벌어지면 악재 속에서도 호재는 있잖아요. 그거는 사야죠. 좋은 투자 기회입니다. 전쟁이 나면 방위산업주, 전염병이 돌 때는 헬스케어주 같은 회사를 사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네 번째는 대량생산 능력을 갖춘 회사들입니다. 사람들이 싼 걸 좋아해요. 가성비를 안 따질 수 없어요. 아무래도 불황이 되면 대량생산 능력을 통해 남들보다 싼 값에 물건을 공급하는 회사들에 사람들의 충성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현대차, 삼성전자 같은 회사. 선진국 기업들 중엔 TSMC, AMD 같은 회사들. 경쟁자들에 비해 기술혁신을 일으키면서 남들보다 더 싸게 적기에 물건을 공급해주는 회사들.
마지막으론 생태계를 만드는 플랫폼 회사들입니다. 이번엔 좋았지만 다음에 또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잖아요. 대표적 플랫폼 기업이 페이스북, 넷플릭스. 플랫폼 기업들은 생태계를 만드는 기업이라고 얘기하는데 이런 회사들은 욕하면서도 끊지 못해요. 이런 회사들은 합법적인 중독성이 있어요. 당신이 좋아할 것 같은 음악을 추천해준다면 좋아요를 누르고 다운받잖아요. 제가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나도 몰랐던 나를 알게 되는. 우리나라 네이버, 카카오도 플랫폼 강자입니다. 이제는 금융으로도 나아가고 있는데, 이런 생태계를 만드는 기업들은 확실히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게임도 여기에 해당되고요. 위기는 기회라는 걸 많은 분들이 이번에 아셨을 거 같은데, 다음에 또 조정이 올 때 이런 기업에 관심을 가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임락근 기자
섹터별로 본다면 어떨까요?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저렴하게 생산하는 건 IT기업들입니다. 거미줄에 우리를 넣은 기업들은 소비재기업들. 친환경 기업들도 유망합니다. 비욘드미트가 떠오르는데요. 사실 맛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평에 동의하는 편인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에 프로모션을 해서 모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에 가서 먹어봤는데 다시는 내돈 주고 안 사먹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세상이 그렇게 가잖아요. ESG라는 이슈라는 건데요. 친환경, 거버넌스 문제들, 사회적 책임 이런 것들을 잘하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건데, 이건 아직 논란이 있는 건 아시죠. 제가 책에도 썼습니다만, 이런 기업에 투자했을 때 정말 돈을 버냐 했을 때 의견이 엇갈려요. 아직 시작하는 단계죠. 그런데 어떤 데 투자하기 조금 찝찝할 때, 예컨대 성장주를 살까 가치주를 살까 소형주를 살까 대형주를 살까 판단이 어려울 때 마음 편한 대안인 거죠. ESG 주식을 샀다고 잘못했다는 소리는 안 들을 거에요. 스노우볼 같아요. 눈동이가 굴러가면서 조금씩 커지는 것 같은 흐름이 있습니다. 다섯 가지 방법 이외에 나중에 ESG도 추가 될 수도 있는데, 관심은 가지쟈는 의견입니다. 강추까지는 아직 못하는 게 저는 데이터를 보거든요. 여러 논문을 읽었는데 미래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까지 보여준 모습을 보면 확실하진 않았다, 논란은 조금 있다라는 거죠. 지금 보면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고 유럽에서도 녹색당 같은 정당도 있지만 인종차별적 정당도 굉장히 많아서 미래를 알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다음 번 선거가 중요하겠죠. 어떤 정치적 지형이 우세를 점하느냐에 따라서 갈릴 수 있어서 가능성으로 일단 남겨두겠습니다.
기획 한국경제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임락근 기자 촬영 고원일 PD 편집 이지영 PD
제작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