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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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이 양호한 실적을 내놓으며 기업 가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벌써 11분기째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 중이다. 다만 여의도 증권가(街)에서는 비즈니스의 체질 개선 성공이 뒷받침돼야 주가가 순항할 수 있다고 봤다. 금융당국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규제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11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올해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3분기 순이익은 1625억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4.36% 늘었다. 메리츠증권은 2018년 1분기부터 11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연결기준 연 환산 13%를 기록했다. 투입한 자기자본 대비 13%의 수익을 거뒀다는 의미다. 지난 분기 대비 0.7%포인트 상승한 수준으로,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과 레버리지비율은 올해 9월 말 기준 각각 1562%, 712%로 직전 분기 말보다 각각 173%포인트, 19%포인트 개선됐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거래대금이 증가,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늘어나 리테일 부문에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며 "트레이딩 부문에서는 전략적 트레이딩과 차익거래를 통해 양호한 실적을, 투자은행(IB)과 법인영업(홀세일) 부문도 선방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PF 타격 딛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해야"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내놓은 'PF 규제'로 메리츠증권이 체질 개선에 나선 만큼, 전략 변경에 대한 성과가 주가 향배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증권사들의 부동산 위험노출액(익스포저) 축소를 강제하는 내용으로 금융투자업규정을 개정해 시행에 들어갔다.

증권사들은 시행사 유동화증권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등의 형태로 부동산 PF 사업장에 채무보증을 해왔다. 하지만 부동산 PF 채무보증에서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을 정도로 과도해지면서 부동산 경기가 꺾이게 되면 위험(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위는 증권사 자기자본의 100%를 넘는 부동산 채무보증을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올해 말까지는 120%, 내년 6월 말까지 110% 등으로 단계적 유예기간을 설정했다.

메리츠증권도 작년 말 8조5327억원에 달했던 채무보증액을 지난 6월 6조2163억원까지 줄이는 등 수익 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유안타증권은 "메리츠증권이 기존의 부동산PF 위주의 성장에서 소매판매(리테일)와 트레이딩 역량 강화로 전략을 바꾼 것에 대해 성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 증권사 정태준 연구원은 "기존의 차별화 요소였던 부동산 PF가 이미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확보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근탁 키움증권 연구원도 "메리츠증권은 신규 비즈니스 발굴이나 사회간접자본(SOC) 등 인프라 부문 확대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IB의 체질 개선이 향후 주가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