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시위대에 "말조심해" 호통…저녁엔 조용히 들어가
'1심 집행유예' 전두환 11시간만에 귀가…묵묵부답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30일 광주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약 11시간 만에 귀가했다.

전씨는 이날 오후 3시 20분께 검정 카니발을 타고 부인 이순자(81)씨와 함께 광주지법을 출발해 오후 7시 2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8시 42분께 검정 양복과 중절모 차림에 마스크를 쓰고 자택을 나섰던 전씨는 귀가할 때는 모자를 벗은 모습이었다.

탑승한 차도 출발 당시엔 검정 에쿠스였으나 승합차로 바뀌어 있었다.

전씨는 이날 오전 광주로 출발할 때 자택에서 나와 취재진을 향해 손 인사를 하고 `전두환을 법정구속하라'고 외친 유튜버를 향해 "말 조심해 이놈아"라고 소리치기도 했지만, 자택 앞에서 차에서 내린 뒤 부인과 곧바로 집으로 들어갔다.

자택 앞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이 `헬기 사격 인정하느냐', `시민들에게 할 말 없느냐'고 물었으나 전씨는 취재진 쪽에 눈길도 주지 않고 아무 말 없이 자택으로 향했다.

앞서 전씨 집 앞에서는 이른 새벽 시간부터 전씨를 규탄하는 유튜버 몇 명과 취재진, 경찰 등 100여 명이 모여 소란스러웠으나 귀가 때는 취재진 십여 명만 대기하는 등 한산했다.

지지자나 시위대, 유튜버도 보이지 않았다.

경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펜스를 치고 경력 수십 명을 배치했으나 충돌은 없었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전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조비오 신부의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기소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