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의 문구’ 붙인 野 > 국민의힘 의원들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정조사 수용과 국가정보원법 개정 철회 등을 요구하는 문구를 좌석 앞에 붙인 채 본회의 개의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항의 문구’ 붙인 野 > 국민의힘 의원들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정조사 수용과 국가정보원법 개정 철회 등을 요구하는 문구를 좌석 앞에 붙인 채 본회의 개의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국가정보원법, 경찰법 등 권력기관 개편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 중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여야가 예산안 처리에 합의하자마자 ‘이낙연표 개혁법안’의 고삐를 바짝 당기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열흘 남은 정기국회와 그 이후의 임시국회에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의 성패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개혁입법 가운데 국정원법은 정보위원회를 통과해 고비를 넘었고 경찰법도 행정안전위원회 처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공수처법 개정은 이번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처리를 시작해 정기국회 안에 매듭을 짓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권력기관 개편 법안을 오는 9일 열리는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공수처법 개정안 등에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민주당이 법안을 일방 강행할 경우 예산안 합의로 ‘화해 모드’를 형성했던 여야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을 전망이다. 이 대표는 “검찰개혁은 공수처 출범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속적이고 상시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관련 추가 입법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대표는 기업규제 3법(공정경제 3법)과 고용보험법 개정안 등도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공정경제 3법 등 민생과 상생, 미래를 위한 법들도 차질 없이 처리해주기 바란다”며 “편협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시장 만능주의와는 당이 결별할 때가 됐다”고 했다. 민주당은 관련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 중 처리되지 않으면 12월 임시회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택배법’으로 불리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은 화물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3일께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이와 함께 공청회를 앞둔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등도 신속히 이행해줄 것을 주문했다. 민주당은 내년 2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국회 행안위는 이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경찰법·경찰공무원법 개정안 등 경찰조직 개편 법안을 논의했지만 여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법안 의결에는 실패했다. 행안위는 다음 번 소위에서 경찰법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행안위 전체회의는 공무원 노동조합 설립 및 활동 과정에서 해직되거나 징계받은 공무원을 복직시키고 징계기록을 말소하는 내용의 ‘노동조합 관련 해직공무원 등의 복직 등에 관한 특별법’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해직된 136명 공무원의 해직 상태가 해소될 전망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7~8일께 전체회의를 열어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야당과 공수처법 개정에 합의하지 못하더라도 민주당 의원들끼리 법사위에서 법안을 표결로 의결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을 통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의 의결정족수를 기존 6인 이상 찬성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5인 이상)으로 변경하는 방안에 의견을 모았다. 공수처 검사의 자격 요건을 기존 ‘변호사 자격 10년 이상 보유’에서 ‘7년 이상 보유’로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