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낸드플래시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최근 낸드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후발 업체들과의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것이다. 일본 키옥시아 등 경쟁사들도 최근 증설 등에 나서고 있어 내년 이후 낸드 시장에서 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낸드 투자 확 늘리는 삼성…'기술장벽' 더 높이 쌓는다
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열린 ‘삼성전자 인베스터스 포럼 2020’에서 “2024년까지 낸드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30~35%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의 낸드 투자는 시장 수요를 웃돌 것”이라고 발표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낸드 가격 하락을 감수하고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공식화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론의 176단 3D 낸드 개발과 관련해선 “같은 단수의 반도체를 만들더라도 높이가 낮아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낸드 한 덩어리(stack)에 더 많은 단(layer)을 넣을 수 있어 타사 제품보다 높이가 15% 이상 낮다는 점도 강조했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체에 대해선 “위협적이지 않다”고 평가절하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는 “중국 업체들은 단기간 내 양산(램프업)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반도체산업의 기술 장벽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적용한 D램 생산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EUV 장비를 통해 14나노미터(㎚·1㎚=10억분의 1m) D램을 양산 중”이라며 “2030년까지 10㎚ 이하 D램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주력 제품인 이미지센서와 관련해 박용인 삼성전자 센서사업팀장(부사장)은 “2025년 이전에 6억 화소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해 ‘초격차’ 전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억800만 화소 제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황정수/박재원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