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백화점 부문 임원 20%를 내보내고, 본부장급 임원 70%를 교체하는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악화된 외부 환경에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1일 실시한 백화점과 계열사 여섯 곳 정기 인사를 통해 임원 60여 명 중 20%가 퇴임했다고 이날 밝혔다. 승진 및 외부 전문가 영입으로 새로 선임된 임원을 합해도 전체 임원 규모가 5% 줄었다. 본부장급 임원은 70% 이상 교체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인사의 큰 방향을 과감한 변화와 혁신, 미래 준비, 인재 육성으로 설정하고 조직 전반에 큰 변화를 줬다”며 “이런 인사 기조를 앞으로 더 강화해 백화점 부문의 변화와 세대 교체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경영자(CEO) 교체 폭은 크지 않았다. 대표가 바뀐 계열사는 두 곳이다. 신세계면세점을 맡고 있는 신세계디에프 대표에는 유신열 신세계 영업본부장(부사장)이 발탁됐다. 유 대표는 1989년 신세계 백화점부문에 입사한 후 30여 년간 백화점에서 근무했다. 광주신세계와 신세계 강남점장, 신세계 전략본부장 및 영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백화점 영업을 총괄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한 유 대표를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 사업의 구원 투수로 발탁했다는 해석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강남점 등 대형 점포의 성장세로 선방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281억원으로, 전분기(143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신세계그룹이 지난 7월 설립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 대표는 신세계톰보이 대표인 문성욱 부사장이 겸직한다. 문 대표는 소프트뱅크 출신으로, 2004년 신세계에 입사한 후 신세계인터내셔날 전략사업본부장과 사업기획본부장, 이마트 해외사업총괄 등을 지냈다. 부인이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사장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