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말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공식 확인되기 전에 이미 미국에 확진자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임상감염질환(CID)에 게제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CDC는 미 적십자사가 기부받은 7389명의 혈액 샘플 가운데 106명에게서 코로나19 감염 흔적을 찾아냈다.

분석에 사용된 혈액 샘플은 적십자사가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보고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13일부터 올해 1월 17일까지 미국 9개 주에서 모은 것이다. 적십자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혈액에 항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CDC 측에 혈액 샘플을 보냈다.

CDC는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13∼16일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 주에서 모은 39명의 혈액 샘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체를 확인했다.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한 달가량 이른 지난해 12월 중순에 이미 미국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존재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지난 1월 17일 사이 매사추세츠·미시간·위스콘신·아이오와 등지에서 기부받은 67명의 혈액에서도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 항체가 있다는 것은 해당 질병에 걸린 적이 있다는 의미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31일 후베이성의 우한에서 정쳬불명 폐렴 환자 27명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 20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공식 보고됐다. WSJ은 이번 연구가 보건당국과 의료계가 코로나19를 인지하기 훨씬 전부터 이 질병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