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황보승희, 이종성, 윤창현 등 초선의원들이 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청와대 출입저지와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이종성, 윤창현 등 초선의원들이 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청와대 출입저지와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질의에 답할 것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누가 대통령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입을 막는가, 대통령 스스로인가 아니면 참모들인가"라며 "부디 문재인 대통령은 눈을 뜨고 귀를 열고 입을 열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약속 버려"

황보승희·김웅·양금희 의원 등 국민의힘 초선 의원 16명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응답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약속은 헌신짝처럼 버려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국민의 대표는 못 만나겠다면서도 조기축구는 해야겠다는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의 코로나 핑계까지 받아들여 인원을 9명으로 제한했고 모든 일정은 정무수석실에 미리 알렸다"며 "그런데도 청와대는 경찰 병력을 동원해 평화로운 야당 의원의 발걸음을 가로막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야당 의원들이 길을 열어달라고 하소연하는 그 순간에도 수많은 국민과 차량이 청와대 연풍문을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오직 야당 의원들만 그 문을 통과하지 못했다"며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야당 의원들을 조기축구회보다 못하게 취급하는 청와대가 과연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건 아닐지 의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윤두현, 강민국, 정희용 의원 등 초선의원들이 3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면담을 재요청하기 위해 연풍문으로 이동하다 제지하는 경찰과 실랑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두현, 강민국, 정희용 의원 등 초선의원들이 3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면담을 재요청하기 위해 연풍문으로 이동하다 제지하는 경찰과 실랑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날 국민의힘 초선의원 9명은 청와대 연풍문 앞에서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국민의힘 초선 명의의 질의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이 1인 시위 장소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연풍문으로 이동하다 경찰에 제지당하면서 초선의원들과 경찰 병력 간의 대치가 벌어졌다.

"선공후사 자세 언급할 자격 있나"…1인 시위 2단계 격상 예고

이들은 이날 질의서에 담긴 △윤석열 검찰총장을 해임하는 이유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답변을 재차 촉구했다. 초선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공직자들에게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자세를 언급했다"며 "국민의 질문에 답하지 않으면서 과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미애 장관 해임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과 관련해 책임자 처벌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규명 △최재성 수석 및 김창룡 경찰청장 해임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누가 대통령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입을 막는가, 대통령 스스로인가 아니면 참모들인가"라며 "부디 문 대통령은 눈을 뜨고 귀를 열고 입을 열어주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국민의힘 윤두현(왼쪽부터), 전주혜, 강민국, 조명희, 이종성, 양금희, 서정숙, 황보승희 의원이 3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두현(왼쪽부터), 전주혜, 강민국, 조명희, 이종성, 양금희, 서정숙, 황보승희 의원이 3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보 의원은 "최재성 수석이 어제 면담에서 한 얘기에 대해서 뭐라 말을 할 수가 없다. 질의서를 전달한 지가 언제인데 대통령에게 전달을 안 했고 앞으로도 전달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며 "우리가 성명을 발표하면 대통령이 방송이라도 보지 않겠나 해서 성명을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1인 릴레이시위를 2단계로 격상할 것"이라며 "다음 행동은 어떻게 할지 논의해서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강민국 의원 또한 "원내에서 입법과 예산투쟁을 병행해서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다시 1인시위에 돌입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