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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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보유세·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계속 뛰고 있지만 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수요는 예전과 별 차이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기존 주택 매입보다는 신규 아파트 청약에 대한 관심이 과거에 비해 조금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은 자사 앱 이용자 3087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69.1%(2134명)가 내년에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올해 초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2020년 주택 매입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결과(71.2%)보다 소폭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여전히 주택 매입을 희망하는 수요층이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서 주택 매입 계획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매입 방식에 대한 질문에는 기존 아파트를 매입할 것(46.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Δ신규 아파트 청약(29.1%) Δ아파트 분양권·입주권 매입(8.6%) Δ연립·빌라 매입(8.4%) 등의 순이었다. 올해 초 조사에서 기존 아파트 매입 의사를 밝힌 수요자가 53%를 차지했지만 내년 전망 조사에서는 6.1%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아파트 청약 응답비율은 연초(24.9%) 대비 4.2%포인트 증가했다. 직방 관계자는 "내년에 시작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으로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문 응답자들이 내년 계획하는 주택 매입 비용 규모는 3억원 초과~5억원 이하(36.9%)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컸다. 이어 Δ3억원 이하(36.5%) Δ5억원 초과~7억원 이하(13.5%) Δ7억원 초과~9억원 이하(7.7%) 순이었다. 올해 초 조사와 비교하면 3억원 이하 응답비율은 4.6%포인트 감소했고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응답비율은 2.8%포인트 증가했다. 5억~7억원, 9억~11억원 구간 역시 올해 초보다 응답비율이 소폭 늘었다. 최근 전반적인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택 실수요자들이 예상하는 아파트 매입 비용 수준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계획 중인 주택 매입시기는 1분기(1~3월)가 43.2%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Δ미정(17.8%) Δ2분기(16.9%) Δ4분기(12.2%) Δ3분기(9.9%) 순으로 응답했다. 올해 초에는 매입시기를 정하지 못한 응답이 27%로 가장 많았었다. 주택을 매입하려는 이유로는 무주택자의 자가 마련이 37.7%로 가장 많았다. 이어 Δ거주지역 이동(17.3%) Δ면적 확대·축소 이동(12%) Δ본인 외 가족 거주(10.4%) Δ시세 차익 등 투자목적(10.3%)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내년 주택 매도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 총 1464명 중 63.3%(926명)가 매도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거주지역별로는 서울(55.8%)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60%대의 응답률을 보여 지역적인 차이를 나타냈다. 주택 매도 이유는 거주지역 이동이 33.4%로 가장 많았고 이어 Δ면적 확대·축소 이동(31.7%) Δ다주택 처분, 차익실현(12.9%) Δ늘어날 종부세, 보유세 부담(10.8%) 등의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