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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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 말 자영업자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387조원을 넘어서는 등 사상 최대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영업여건이 팍팍해진 자영업자가 직원을 내보내고 빚으로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3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을 보면 예금은행의 비법인기업(자영업자) 대출은 올 3분기 말 387조9000억원으로 사상최대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 말보다 9조1000억원 증가했다. 3분기 자영업자 대출 증가폭은 전분기(21조2000억원)보다 줄었다. 하지만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8년 4분기 이후 올해 2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한은은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금을 파악하기 위해 예금은행의 비법인기업 대출을 이번에 처음 발표했다. 비법인기업은 개인이 기업을 소유하는 일종의 사업조직으로 통상 자영업자를 말한다. 한은이 이번에 처음 산출한 자영업자 대출금 자료는 2018년 4분기부터 파악할 수 있다.

자영업자의 빚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현금창출력이 나빠지자 원재료 구매와 직원 급여, 이자비용을 비롯한 운영자금을 빚으로 충당한 결과다. 자영업자 소득으로 통하는 ‘가계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올해 3분기 99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줄어 2분기(-4.6%)에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 자영업자들이 직원을 내보내는 사례도 늘고 있다. 8월 기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36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2000명 줄었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19만3000명으로 6만6000명 늘었다. 벌이가 시원치 않자 직원과 아르바이트를 내보내고 나홀로 가계를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불어난 결과다.

올 3분기 말 기준 예금취급금융회사가 국내 기업·자영업자에 빌려준 대출금 잔액은 1366조원으로 지난 2분기 말보다 37조8000억원 늘었다. 이 같은 분기 증가폭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1분기 후 가장 컸던 지난 2분기(69조1000억원)보다는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지난해 분기 증가폭이 20조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대출은 각각 395조원, 852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7조2000억원, 47조2000억원 늘었다. 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이 각각 813조원, 553조원으로 52조1000억원, 17조1000억원 불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