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야당 소속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법 등 80여 개의 비쟁점 법안을 처리했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2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각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비쟁점법안에 대한 체계·자구 심사를 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성범죄자 거주지의 도로명 및 건물번호까지 공개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했다. 성범죄자의 거주지 공개 범위를 ‘읍·면·동’에서 ‘도로명 및 건물번호’로 확대하고, 접근금지 범위에 유치원을 추가하는 한편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면 가중처벌하는 내용이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도 법사위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국내 4대 금융지주 등 대형 금융기관들이 부실로 인한 위기 대응 방안을 사전에 마련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할 것을 명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이 같은 법적 제도의 미비로 인해 국내 금융기관들이 해외에서 평가 절하됐다는 것이 유 의원의 설명이다. 이 외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인 초대형 투자은행(IB)이 해외 현지법인에 대해 신용공여를 허가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도 이날 법사위에서 다뤄졌다.

이날 야당 법사위원들은 윤 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과 보좌진을 비난한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윤 법사위원장은 “위원회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 문제됐던 일들에 대해 유감과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지만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별도 자료에서 “야당 간사 교체 요구, 언론 모독, 보좌진 폄훼 등 세 가지에 대한 분명한 사과를 요구했음에도 유감 표명 운운하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 여야 쟁점 법안 통과에 앞서 이날 비쟁점 법안을 우선 단독 처리했다. 지난 1일 본회의에서도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는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법’과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가 군 징집·소집을 만 30세까지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일명 ‘BTS 입영연기법’ 등 53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동훈/좌동욱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