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황' 타고 중고거래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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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앱 사용자 올 2배↑
불황에 지갑 얇아진 소비자들
당근마켓·중고나라서 싸게 구입
"필요없는 물건 파는 재미 쏠쏠"
불황에 지갑 얇아진 소비자들
당근마켓·중고나라서 싸게 구입
"필요없는 물건 파는 재미 쏠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불황이 장기화되고, 대면 쇼핑의 기회가 줄어들면서 중고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반인의 일상용품뿐 아니라 소상공인의 업소용 물품까지 중고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헬로마켓 등 중고거래 전용 앱들도 큰 인기다.
이씨처럼 중고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이 올해 크게 늘었다. 2일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준 중고거래 모바일 앱 사용자 수는 올 1월 약 488만 명에서 10월 910만여 명으로 1.8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고거래가 급증한 요인으로 우선 코로나19를 꼽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이 계속되면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실속을 차리는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달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고 물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76%에 달했다.
환경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생각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중고거래를 더 열심히 하기도 한다. 임민아 씨(28)는 “내게 필요 없다고 해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한테 바로바로 팔 수 있는 게 중고거래의 묘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번개장터의 올 상반기 검색·거래 데이터를 보면 이용자의 80% 이상이 MZ세대로 나타났다.
폐업은 느는데 개업은 줄어 업소용 중고 물품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폐업으로 각종 주방기구는 쌓여가지만 정작 사 가는 사람이 없다는 하소연이 계속되고 있다. 한 상인은 “하루에 사 가는 손님이 단 한 명도 없을 때도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다시 올라가면서 판매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MZ세대도 즐기는 중고거래
직장인 이수진 씨(29)는 최근 중고거래 앱을 통해 소형 냉장 쇼케이스를 30만원에 중고로 샀다. 이씨는 “인테리어용으로 물건을 알아보다가 업소용 물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며 “중고여도 잘만 고르면 새것 못지않은 상품을 구할 수 있어 중고거래를 자주 한다”고 밝혔다.이씨처럼 중고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이 올해 크게 늘었다. 2일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준 중고거래 모바일 앱 사용자 수는 올 1월 약 488만 명에서 10월 910만여 명으로 1.8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고거래가 급증한 요인으로 우선 코로나19를 꼽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이 계속되면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실속을 차리는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달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고 물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76%에 달했다.
환경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생각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중고거래를 더 열심히 하기도 한다. 임민아 씨(28)는 “내게 필요 없다고 해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한테 바로바로 팔 수 있는 게 중고거래의 묘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번개장터의 올 상반기 검색·거래 데이터를 보면 이용자의 80% 이상이 MZ세대로 나타났다.
주점 주인도 “냉장고 중고 내놔요”
여기에 일반인뿐만 아니라 주방기구, 청소기, 쇼케이스 등 업소용 기기를 중고거래로 내놓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면서 업소용 가전과 가구들을 내놓고 있어서다. 주점에서 업종 변경을 고민하는 자영업자 박모씨(40)는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업종을 변경하게 됐는데 버리는 물품이 골칫거리”라며 “철거 비용도 아까워 직접 중고거래를 하며 조금이라도 현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털어놨다.폐업은 느는데 개업은 줄어 업소용 중고 물품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폐업으로 각종 주방기구는 쌓여가지만 정작 사 가는 사람이 없다는 하소연이 계속되고 있다. 한 상인은 “하루에 사 가는 손님이 단 한 명도 없을 때도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다시 올라가면서 판매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