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간부 업무보고…굵직한 현안 대부분 살펴본 듯
원전수사부터 챙긴 윤석열…대검 감찰부 조사도 `속도'
1주일 만에 직무에 복귀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대전지검의 원전 수사 상황을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져 수사가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직무 복귀 직전 대검 인권정책관실에 배당된 대검찰청 감찰부의 수사정보담당관실 압수수색 보고 누락에 관한 진상조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윤 총장은 이날 정상 출근한 뒤 온종일 간부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그는 전날 법원의 직무배제 효력 집행정지 결정 40여 분만인 오후 5시 10분께 대검찰청으로 출근해 오후 8시까지 직무정지 기간 밀린 업무보고를 받았다.

보고 대상에는 수사와 관련한 굵직한 현안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날 재개된 업무보고에서는 수사·배당 관련한 현안들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대전지검이 수사 중인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도 주요 안건으로 보고됐다.

원전 수사는 윤 총장의 직무정지 기간 대검 반부패강력부에서 대전지검의 구속영장 청구 의견을 일방적으로 `홀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검 내부에서는 윤 총장이 직무정지 직전까지 이두봉 대전지검장에게 전화로 지시를 하며 사건을 챙겨왔다는 점에서 다시 수사 지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원전수사부터 챙긴 윤석열…대검 감찰부 조사도 `속도'
윤 총장은 지난달 중순께 대전지검으로부터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등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청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고 받았지만 보강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방해 혐의만으로 구속영장 청구는 부적절한 만큼 보강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더 추가하라는 취지였다.

증거인멸 혐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했다.

윤 총장은 주말에도 직접 전화를 걸어 대전지검에 2∼3차례 수사 지휘를 했다.

이에 대전지검은 지난달 24일 보완 의견을 대검에 보고했지만, 윤 총장은 직무가 정지되면서 이를 보고받지 못했다.

윤 총장이 원전 수사를 직접 챙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구속영장 청구 등 수사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윤 총장이 평소 원전 수사와 관련해 `차분한 수사'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윤 총장의 복귀를 원전 수사의 속도와 바로 연관 짓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윤 총장의 수사보강 지시를 수사 강도를 높이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신중한 수사를 주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이다.
원전수사부터 챙긴 윤석열…대검 감찰부 조사도 `속도'
윤 총장 직무 복귀 직전 총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조남관 차장검사의 지시로 시작된 대검 감찰부의 압수수색 `보고 누락' 진상조사도 이날 주요 안건으로 윤 총장에게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대검 감찰부가 대검 지휘부에 보고를 하지 않고 수사를 강행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법무부에서 수사 참고자료를 넘겨받아 강제수사를 개시한 사실, 보안을 위해 윤 총장을 `성명불상자'로 적시해 형사 입건한 사실 등을 당시 총장 직무를 대행한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에게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감찰부 측은 지휘부가 수사 대상과 관련성이 있는 만큼 `보고 못 하는 사정'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대검은 이날 "대검 압수수색과 관련해 수사절차에 관한 이의 및 인권침해 주장을 담은 진정서가 제출됐다"며 이 사건을 윤 총장 복귀 전인 전날 대검 인권정책관실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대검 인권정책관실은 진상 조사 과정에서 대검 감찰부의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일선 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할 수 있다.

윤 총장이 대검 감찰부의 강제 수사에 `맞불'을 놓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윤 총장은 이날에 이어 징계위를 하루 앞둔 다음 날에도 계속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윤 총장이 징계위에 직접 참석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