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가 재무 악화에 빠졌을 때 자체 정상화 계획서를 작성하게 하는 ‘금융산업구조개선법’, 성범죄자 공개 정보를 확대하는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등 81개 비쟁점법안이 2일 국회를 통과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9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을 비롯해 기업규제 3법, 국가정보원법 등 쟁점법안을 단독으로라도 처리할 방침을 세워놓고 있어 국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비쟁점법안 81개를 통과시켰다. 금융산업구조개선법 개정안은 대형 금융회사의 부실이 금융시장 전체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는 것을 예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개정안은 성범죄자 거주지의 공개 범위를 기존 ‘읍·면·동’에서 ‘도로명 및 건물번호’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성범죄자의 접근금지 범위에 유치원도 추가했다. 원전 수출을 지원하는 ‘원자력 진흥법 개정안’, 감염병 경보 단계가 ‘심각’ 이상일 때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시행할 수 있게 하는 감염병 예방법 개정안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이날 여당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본회의에서 여야 이견이 팽팽히 맞서는 쟁점법안들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기업규제 3법 등을 언급하며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기국회 내 입법 성과를 늘릴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12월에 임시국회가 없다는 각오”라며 회기 중 법안 처리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기업규제 3법 등의 쟁점법안은 정기국회 이후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자 아예 이 가능성을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다만 그는 내부적으로도 의견차가 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해서는 “이번 정기국회 통과는 힘들고,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의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핵심 입법 과제로 꼽은 공수처법과 국가정보원법 등도 정기국회 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워놨다. 현재 이들 법안은 모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단독으로라도 강행 처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성상훈/김소현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