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히트상품] 유럽시장 점유율 1위…오리지널 뛰어넘은 트룩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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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그룹은 국내 바이오기업 중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3분기 셀트리온의 누적 매출액은 1조3504억원, 영업이익은 5474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3분기까지 연 누적 매출액 1조2406억원, 영업이익 2703억원을 달성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수탁생산(CMO) 대신 바이오시밀러에 집중하겠다는 서정진 회장의 구상에 따라 2005년 설립됐다. 생명의 기본 단위인 세포를 의미하는 ‘cell’과 길잡이 별로 알려진 북두칠성을 뜻하는 ‘triones’를 합쳐 사명을 지었다. 창업 7년 만인 2012년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자가면역 치료제 램시마를 한국 시장에 내놓았다.
출시 1년 만에 美 시장점유율 21.9%
램시마에 이은 셀트리온의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트룩시마(Truxima)다. 이 제품은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림프종의 치료에 쓰이는 항체치료제로 주성분은 리툭시맙이다. 항암제 바이오시밀러로는 2017년 세계 최초로 해외 규제기관인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허가를 획득했다. 이 약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바이오젠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하는 맙테라다. 판매명은 리툭산이다. 셀트리온이 자체 개발한 램시마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두 번째로 선보인 바이오의약품이다.
트룩시마는 지난해 11월 미국시장에 출시한 뒤 1년 만에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렸다. 지난 3분기 기준 20.4%의 미국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16.2%보다 4.2% 늘었다.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10월엔 21.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경쟁 제품인 화이자의 바이오시밀러 룩시엔스의 점유율이 17.8%로 트룩시마를 쫓아오는 모양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가 성공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시판된 이후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상황에서 트룩시마는 램시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미국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룩시마는 혈액암을 치료 대상으로 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미국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된 바이오시밀러다. 미국 리툭시맙 시장은 약 5조원 규모로 세계 리툭시맙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대형 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H)가 지난 10월 트룩시마를 선호의약품으로 등재한 만큼 향후 지속적인 처방 확대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7년부터 판매해 온 유럽 시장에서도 트룩시마의 성장세는 안정적이다. 유럽 비호지킨림프종 치료제 시장에서 트룩시마는 지난 2분기 기준 3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오리지널 의약품 리툭산의 시장점유율 36%을 넘어섰다. 남미에서도 트룩시마 판매가 본격화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5월 브라질에서 트룩시마를 출시하고 10월에 상파울루주 입찰을 따냈다. 브라질 주정부 입찰 가우데 가장 규모가 큰 입찰이었다.
학술 활동으로 효능 입증
시장점유율 확대에는 셀트리온의 활발한 학술 활동이 뒷받침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개최된 ‘2019 미국혈액학회(ASH 2019)’에 참석해 혈액암의 일종인 여포성 림프종(AFL)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임상에선 트룩시마와 리툭산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통계적으로 검증해 트룩시마의 효능과 안전성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비슷한 수준임을 확인했다.
지난 6월 유럽혈액학회(EHA)에서도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비호지킨림프종에 기존 약이 듣지 않거나 재발한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트룩시마, 레날리도마이드, 아칼라브루티닙 등을 병용 투여했더니 69%에 해당하는 환자 13명에게서 유효셩 평가 기준을 충족했다. 환자 중 31%에선 완전관해(CR)가 나타났다. 셀트리온은 이달 개최 예정인 ASH 2020에도 참여해 트룩시마 처방에 따른 치료 효과 검증 등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대형 제약사들을 포함해 다양한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점도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됐다. 트룩시마의 마케팅과 파내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화이자, 테바 등을 포함해 110여개국가 300여개 기업과 마케팅 및 판매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아시아, 중남미 시장에선 직판체제를 도입해 트룩시마, 허쥬마를 직접 판매했다. 올 들어선 유럽에서 램시마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량한 ‘램시마SC’를 유럽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도 준비
후속 바이오의약품 개발도 계속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인 ‘CT-P59’를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초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이후 경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을 통해 CT-P59의 안전성과 바이러스 감소 효과를 지난 9월 확인했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 루마니아, 스페인에서 진행 중인 임상 2상은 지난달 투약을 마쳤다.
이르면 이달 임상 2상 분석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임상 3상은 10여개 국가에서 진행한다. 조건부 허가가 떨어지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올 연말 안에 치료제 10만명 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연간 150만~200만명 분의 치료제를 생산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이다.
램시마, 트룩시마의, 허쥬마의 뒤를 이을 바이오시밀러도 대기하고 있다. 알레르기성 천식과 만성 두드러기 치료제인 졸레어(주성분 오말리주맙)의 바이오시밀러 ‘CT-P39’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2022년 중 임상 3상을 마칠 예정이다. 졸레어는 제넨테크와 노바티스가 판매하는 항체 바이오의약품이다. 지난해 한 해에만 약 3조9000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골다공증과 암 환자의 골손실 치료제로 쓰이는 프롤리아(주성분 데노수맙)의 바이오시밀러 ‘CT-P41’는 지난 8월 임상 1상에 착수했다. 내년 상반기 CT-P41의 임상 3상을 시작한 뒤 프롤리아의 미국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2025년 2월에 맞춰 상용화를 할 계획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바이오시밀러 ‘CT-P43’도 있다. 올 연말 임상 3상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수탁생산(CMO) 대신 바이오시밀러에 집중하겠다는 서정진 회장의 구상에 따라 2005년 설립됐다. 생명의 기본 단위인 세포를 의미하는 ‘cell’과 길잡이 별로 알려진 북두칠성을 뜻하는 ‘triones’를 합쳐 사명을 지었다. 창업 7년 만인 2012년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자가면역 치료제 램시마를 한국 시장에 내놓았다.
출시 1년 만에 美 시장점유율 21.9%
램시마에 이은 셀트리온의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트룩시마(Truxima)다. 이 제품은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림프종의 치료에 쓰이는 항체치료제로 주성분은 리툭시맙이다. 항암제 바이오시밀러로는 2017년 세계 최초로 해외 규제기관인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허가를 획득했다. 이 약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바이오젠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하는 맙테라다. 판매명은 리툭산이다. 셀트리온이 자체 개발한 램시마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두 번째로 선보인 바이오의약품이다.
트룩시마는 지난해 11월 미국시장에 출시한 뒤 1년 만에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렸다. 지난 3분기 기준 20.4%의 미국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16.2%보다 4.2% 늘었다.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10월엔 21.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경쟁 제품인 화이자의 바이오시밀러 룩시엔스의 점유율이 17.8%로 트룩시마를 쫓아오는 모양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가 성공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시판된 이후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상황에서 트룩시마는 램시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미국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룩시마는 혈액암을 치료 대상으로 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미국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된 바이오시밀러다. 미국 리툭시맙 시장은 약 5조원 규모로 세계 리툭시맙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대형 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H)가 지난 10월 트룩시마를 선호의약품으로 등재한 만큼 향후 지속적인 처방 확대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7년부터 판매해 온 유럽 시장에서도 트룩시마의 성장세는 안정적이다. 유럽 비호지킨림프종 치료제 시장에서 트룩시마는 지난 2분기 기준 3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오리지널 의약품 리툭산의 시장점유율 36%을 넘어섰다. 남미에서도 트룩시마 판매가 본격화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5월 브라질에서 트룩시마를 출시하고 10월에 상파울루주 입찰을 따냈다. 브라질 주정부 입찰 가우데 가장 규모가 큰 입찰이었다.
학술 활동으로 효능 입증
시장점유율 확대에는 셀트리온의 활발한 학술 활동이 뒷받침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개최된 ‘2019 미국혈액학회(ASH 2019)’에 참석해 혈액암의 일종인 여포성 림프종(AFL)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임상에선 트룩시마와 리툭산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통계적으로 검증해 트룩시마의 효능과 안전성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비슷한 수준임을 확인했다.
지난 6월 유럽혈액학회(EHA)에서도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비호지킨림프종에 기존 약이 듣지 않거나 재발한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트룩시마, 레날리도마이드, 아칼라브루티닙 등을 병용 투여했더니 69%에 해당하는 환자 13명에게서 유효셩 평가 기준을 충족했다. 환자 중 31%에선 완전관해(CR)가 나타났다. 셀트리온은 이달 개최 예정인 ASH 2020에도 참여해 트룩시마 처방에 따른 치료 효과 검증 등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대형 제약사들을 포함해 다양한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점도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됐다. 트룩시마의 마케팅과 파내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화이자, 테바 등을 포함해 110여개국가 300여개 기업과 마케팅 및 판매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아시아, 중남미 시장에선 직판체제를 도입해 트룩시마, 허쥬마를 직접 판매했다. 올 들어선 유럽에서 램시마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량한 ‘램시마SC’를 유럽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도 준비
후속 바이오의약품 개발도 계속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인 ‘CT-P59’를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초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이후 경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을 통해 CT-P59의 안전성과 바이러스 감소 효과를 지난 9월 확인했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 루마니아, 스페인에서 진행 중인 임상 2상은 지난달 투약을 마쳤다.
이르면 이달 임상 2상 분석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임상 3상은 10여개 국가에서 진행한다. 조건부 허가가 떨어지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올 연말 안에 치료제 10만명 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연간 150만~200만명 분의 치료제를 생산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이다.
램시마, 트룩시마의, 허쥬마의 뒤를 이을 바이오시밀러도 대기하고 있다. 알레르기성 천식과 만성 두드러기 치료제인 졸레어(주성분 오말리주맙)의 바이오시밀러 ‘CT-P39’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2022년 중 임상 3상을 마칠 예정이다. 졸레어는 제넨테크와 노바티스가 판매하는 항체 바이오의약품이다. 지난해 한 해에만 약 3조9000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골다공증과 암 환자의 골손실 치료제로 쓰이는 프롤리아(주성분 데노수맙)의 바이오시밀러 ‘CT-P41’는 지난 8월 임상 1상에 착수했다. 내년 상반기 CT-P41의 임상 3상을 시작한 뒤 프롤리아의 미국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2025년 2월에 맞춰 상용화를 할 계획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바이오시밀러 ‘CT-P43’도 있다. 올 연말 임상 3상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