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수혜주로 상반기 급등했던 식품주가 3개월째 조정받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과 다른 흐름이다. 올해 좋은 실적이 내년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상승장인데…식품株 '눈물의 조정'
지난 9월부터 이달 2일까지 코스피 음식료지수는 9.28% 하락했다. CJ제일제당(-11.42%), 오리온(-13.52%), 농심(-19.88%), 하이트진로(-12.19%) 등은 8월에 정점을 찍은 뒤 9월 이후 10%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5.90% 상승했다.

주가 조정의 원인은 내년 실적에 대한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식품 기업들이 내년에도 올해만큼의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사재기 현상이 다시 나타날 확률이 낮고 코로나19 완화 시기에는 외식 수요가 정상화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39.12% 증가한 2109억원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영업이익은 23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농심은 올해 작년 영업이익의 두 배인 1580억원을 올린 뒤 내년에는 소폭 감소한 14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현 주가 조정이 과도하다고 판단하며 해외에서 중장기 성장 동력을 찾는 식품 기업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시장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심 연구원은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가장 빠른 경제 회복세를 보이고 위안화 가치도 상승하고 있어 수출 기업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소비에서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보유한 기업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며 “CJ제일제당은 가정간편식(HMR) 브랜드인 ‘비비고’를 앞세워 미국 대형 소매기업에 본격적으로 입점하고 있어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