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업무 정지 결정으로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업무 정지 결정으로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선 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위로 급부상한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에 대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일 KBS1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석열 총장이 정치를 안 한다가 아니라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명백히 선언해야 한다"며 "그것이 법치주의가 살고 검찰의 중립성, 독립성이 보장되는 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에 선 긋는 주호영 왜?

이 같은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 사실상 윤석열 총장과 본격적인 거리 두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총장의 지지율이 오를수록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작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수 야권의 대선 후보들은 '추-윤 갈등'이 이어질수록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총장이 가족 관련 수사 등으로 인해 정치권 진출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연일 이어지는 '윤석열 때리기'가 정부여당의 의도된 전략이라는 관측도 있다. 윤석열 총장이 정치권에 진출하지 못할 것이라 예상하고 다른 보수 야권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이 윤석열 총장에게 몰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 중이라는 것이다.

또한 제1야당이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에게 이른바 '꽃가마'를 태울 수도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권영세 "판단은 국민들이 하는 것"

다만 당 내부에서도 반발 기류는 나오고 있다. 현재 서울시장 후보군 물망에도 오르고 있는 국민의힘 4선 중진의 권영세 의원은 같은 날 주호영 원내대표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적절한 주장은 아닌 듯하다"고 지적했다.

권영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호영 원내대표 발언과 관련한 기사를 게시하며 "정부여당이 윤석열 총장이 정치 않겠다고 선언하지 않고 있는 게 무슨 큰 잘못이라도 되는 것처럼 몰아갈 빌미를 줄 수도 있다"고 적었다.

이어 "저들(정부여당)은 '사회봉사하겠다'는 것을 '정치하겠다'는 것이라 제멋대로 해석해서 이를 근거로 징계 청구하는 사람들"이라며 "한 개인이 정치를 하고 말고는 순전히 그 개인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다. 그 적절성 여부에 대한 판단은 궁극적으로 국민들이 할 것"이라고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