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경차'…혜택 줄자 SUV에 치이고 단종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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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국민차'는 옛말…올해 10만대도 못 팔았다 [이슈+]
▽ 가격·세금 혜택 등 예전만 못해
▽ 소형 SUV 경차 시장 잠식…신차도 드물어
▽ 가격·세금 혜택 등 예전만 못해
▽ 소형 SUV 경차 시장 잠식…신차도 드물어
한때 '국민차'로 불리던 경차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 경차 기준이 바뀐 2008년 이후 올해 처음으로 내수 판매량이 연 10만대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내수 경차 판매대수는 2012년 20만2844대를 기록한 후 8년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해에는 11만5262대 판매에 그쳐 판매량 10만대를 겨우 사수했다.
올해는 11월 누적 내수 판매량이 8만8012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줄어든 수치다. 월별로는 지난 3월 9931대로 정점을 찍고 7월 8838대를 기록한 이후 지속 하락하고 있다. 아직 12월이 남았지만 10만대 달성이라는 극적인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경차 시장은 크게 기아차의 모닝과 레이, 한국GM 쉐보레 스파크와 르노삼성 트위지 등 4개 차종이 양분하고 있다. 수입 경차도 있지만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2010년 초반까지만 해도 경차 시장은 입지는 굳건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 높은 연비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월 1만대 이상 판매됐고 2000년대에도 정부가 고유가 대응책으로 취등록세 면제와 자동차세 감면 세제 혜택을 제공해 시장이 커졌다. 국내 신차 5대 중 1대가 경차일 정도였다.
경차의 입지는 2010년 무렵 정부의 시선이 친환경차 산업 육성으로 옮겨지며 쪼그라들었다. 보조금 지급 등 정책적 혜택을 등에 업고 연비가 뛰어나며 힘도 좋은 친환경차를 경차가 당해낼 재간은 없었다.
경차 가격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요인이다. 안전·편의사양이 확대되며 경차 가격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넘볼 정도로 올랐다. 일례로 기아차 모닝은 2010년 714만원이면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1175만원을 줘야 한다. 최상위 트림 풀옵션을 선택하면 가격은 1800만원대까지 오른다. 현대차 소형 SUV 베뉴는 물론, 약 100만원만 더 들이면 소형 SUV 셀토스도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지난해부터는 경차에 적용됐던 취등록세 면제 혜택도 사라졌고,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에 기존부터 면제 혜택을 누려온 경차의 매력은 더 빛이 바랬다.
공영주차장 할인과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등의 혜택은 남아 있지만 위태로운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고속도로 통행요금 감면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공청회에서 경차 등의 통행료 할인제도 축소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부쩍 성장한 소형 SUV도 경차의 첫 차 시장을 잠식했다. 경차와 큰 가격 차이 없이 더 넓은 공간과 준수한 승차감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산 결과다. 소형 SUV 연간 판매량은 2014년만 해도 3만대를 밑돌았지만 지난해엔 22만대 수준으로 뛰었다. 올 들어서도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 XM3, 캡처 등은 신차 출시 효과에 힘입어 46% 이상 급증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소형 SUV 차종도 2016년 5대에에서 올해 12종으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 남아있던 경차 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미 완성차 업체들은 대당 가격이 낮아 수익성이 떨어지는 경차 개발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올해 5월 기아차가 모닝의 부분변경 모델인 '모닝 어반'을 출시한 것 이외에는 신차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2018년 출시된 더 뉴 스파크가 연식변경을 거치며 상품성을 개선했을 뿐이다. 특히나 스파크는 후속 모델 개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단종설마저 돌고 있다.
경차가 지금과는 다른 형태로 살아남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세운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내년 하반기 공장을 완공하고 경형 SUV(코드명 QX)를 2022년부터 연 7만대 규모로 생산할 예정이다. 기존 경차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SUV의 안전성까지 더해지면 쪼그라든 경차 시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경차는 연비도 좋고 주차도 용이한 등 여러 장점이 있다"며 "SUV 인기까지 등에 업는 경형 SUV는 충분히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내수 경차 판매대수는 2012년 20만2844대를 기록한 후 8년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해에는 11만5262대 판매에 그쳐 판매량 10만대를 겨우 사수했다.
올해는 11월 누적 내수 판매량이 8만8012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줄어든 수치다. 월별로는 지난 3월 9931대로 정점을 찍고 7월 8838대를 기록한 이후 지속 하락하고 있다. 아직 12월이 남았지만 10만대 달성이라는 극적인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경차 시장은 크게 기아차의 모닝과 레이, 한국GM 쉐보레 스파크와 르노삼성 트위지 등 4개 차종이 양분하고 있다. 수입 경차도 있지만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2010년 초반까지만 해도 경차 시장은 입지는 굳건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 높은 연비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월 1만대 이상 판매됐고 2000년대에도 정부가 고유가 대응책으로 취등록세 면제와 자동차세 감면 세제 혜택을 제공해 시장이 커졌다. 국내 신차 5대 중 1대가 경차일 정도였다.
경차의 입지는 2010년 무렵 정부의 시선이 친환경차 산업 육성으로 옮겨지며 쪼그라들었다. 보조금 지급 등 정책적 혜택을 등에 업고 연비가 뛰어나며 힘도 좋은 친환경차를 경차가 당해낼 재간은 없었다.
경차 가격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요인이다. 안전·편의사양이 확대되며 경차 가격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넘볼 정도로 올랐다. 일례로 기아차 모닝은 2010년 714만원이면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1175만원을 줘야 한다. 최상위 트림 풀옵션을 선택하면 가격은 1800만원대까지 오른다. 현대차 소형 SUV 베뉴는 물론, 약 100만원만 더 들이면 소형 SUV 셀토스도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지난해부터는 경차에 적용됐던 취등록세 면제 혜택도 사라졌고,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에 기존부터 면제 혜택을 누려온 경차의 매력은 더 빛이 바랬다.
공영주차장 할인과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등의 혜택은 남아 있지만 위태로운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고속도로 통행요금 감면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공청회에서 경차 등의 통행료 할인제도 축소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부쩍 성장한 소형 SUV도 경차의 첫 차 시장을 잠식했다. 경차와 큰 가격 차이 없이 더 넓은 공간과 준수한 승차감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산 결과다. 소형 SUV 연간 판매량은 2014년만 해도 3만대를 밑돌았지만 지난해엔 22만대 수준으로 뛰었다. 올 들어서도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 XM3, 캡처 등은 신차 출시 효과에 힘입어 46% 이상 급증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소형 SUV 차종도 2016년 5대에에서 올해 12종으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 남아있던 경차 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미 완성차 업체들은 대당 가격이 낮아 수익성이 떨어지는 경차 개발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올해 5월 기아차가 모닝의 부분변경 모델인 '모닝 어반'을 출시한 것 이외에는 신차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2018년 출시된 더 뉴 스파크가 연식변경을 거치며 상품성을 개선했을 뿐이다. 특히나 스파크는 후속 모델 개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단종설마저 돌고 있다.
경차가 지금과는 다른 형태로 살아남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세운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내년 하반기 공장을 완공하고 경형 SUV(코드명 QX)를 2022년부터 연 7만대 규모로 생산할 예정이다. 기존 경차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SUV의 안전성까지 더해지면 쪼그라든 경차 시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경차는 연비도 좋고 주차도 용이한 등 여러 장점이 있다"며 "SUV 인기까지 등에 업는 경형 SUV는 충분히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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