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자 대기 질이 다시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한국 쪽으로 바람이 부는 북부 지역 중공업 공장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핀란드에 본부를 둔 독립 연구기구인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에 따르면 지난 10월 베이징과 시안의 초미세먼지(PM 2.5 미만)가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베이징에선 이산화황(SO2)이 9%, 이산화질소(NO2)가 13%씩 늘어났다.

시안에선 SO2가 8%, NO2가 14% 증가했다. SO2는 주로 석탄 화력발전, NO2는 석탄 화력과 자동차 운행(석유 소비) 과정에서 나온다.

중국은 2017년부터 베이징을 중심으로 하는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 상하이 중심 창장삼각주, 시안 중심 펀웨이평원을 미세먼지 중점 관리 지역으로 지정하고 분기별·연도별 감축 목표치를 제시해 왔다. 올해 1~3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목표를 달성했지만 4분기에 징진지와 펀웨이가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CREA는 예상했다. 징진지는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시안은 2%를 줄이는 게 목표치다.

베이징과 시안 지역의 3분기 시멘트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해 중국 전역의 3% 증가를 크게 상회했다. 중국 최대 철강 생산지 중 하나인 허베이는 올해 조강 생산 추세가 연 2억8500만t에 달해 정부가 제시한 2억t을 한참 웃돌고 있다. 허베이의 조강 생산량은 지난해의 2억1300만t보다도 크게 늘었다.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의 리슈오 기후활동가는 "중국이 최근 2년간 미세먼지를 크게 줄였지만 공장 재가동과 인프라 투자를 통한 경제 활성화 영향으로 대기질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