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만든 퀄컴칩 '드래곤888' 네이밍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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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명 '875'로 점쳤지만 예상 깨
재물·행운 의미하는 숫자 8로
샤오미·오포·비보 등 中고객 겨냥
삼성도 中서 엑시노스 신작 발표
모델명 '875'로 점쳤지만 예상 깨
재물·행운 의미하는 숫자 8로
샤오미·오포·비보 등 中고객 겨냥
삼성도 中서 엑시노스 신작 발표
퀄컴이 지난 3일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스냅드래곤 888’(사진)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 5나노미터(㎚·1㎚=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에서 생산되는 최초의 퀄컴 AP다. AP는 스마트폰의 데이터 통신과 연산 등을 담당하는 핵심 반도체다.
▶본지 9월 14일자 A1, 15면 참조
반도체업계는 퀄컴의 신제품 모델명 ‘888’에 주목한다. 기존 퀄컴의 프리미엄 AP 모델은 ‘스냅드래곤 855’ ‘스냅드래곤 865’였다. 시장에선 퀄컴이 차기작에 ‘875’로 모델명을 붙일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알렉스 카투지안 퀄컴 수석부사장은 이에 대해 “그동안 프리미엄 AP엔 ‘8’을 붙였는데 지금까지 출시한 제품 중 가장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의미에서 888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퀄컴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AP를 구매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중국어로 ‘8’ 발음은 ‘돈을 벌다’를 의미하는 ‘파차이(發財)’의 ‘파(發)’와 비슷하다. 중국 기업들이 숫자 ‘8’을 각별하게 여기는 이유다. 영국 BBC는 “숫자 8이 ‘행운’을 상징하는 중국 전통을 고려해 퀄컴이 브랜드명을 결정했다”고 분석했다. 퀄컴은 제품 색도 중국인이 선호하는 금색과 붉은색으로 정했다.
최근 AP 업체들은 샤오미, 오포, 비보 등에 대한 영업에 적극적이다. 미국 제재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화웨이의 빈자리를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이 채우고 있어서다. AP를 자체 조달했던 화웨이와 달리 샤오미 등은 AP를 외부에서 구매한다. AP업계엔 ‘큰 장’이 선 것이다.
파운드리에서 협력하면서도 AP 시장에선 퀄컴과 경쟁하는 삼성전자도 중국 고객사를 향한 구애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5㎚ 공정에서 생산하는 중상급 AP ‘엑시노스 1080’ 신제품 발표회를 중국 현지에서 열기도 했다. 이 제품을 스마트폰에 탑재할 예정인 비보를 배려하는 동시에 다른 스마트폰 업체를 염두에 둔 마케팅 행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본지 9월 14일자 A1, 15면 참조
반도체업계는 퀄컴의 신제품 모델명 ‘888’에 주목한다. 기존 퀄컴의 프리미엄 AP 모델은 ‘스냅드래곤 855’ ‘스냅드래곤 865’였다. 시장에선 퀄컴이 차기작에 ‘875’로 모델명을 붙일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알렉스 카투지안 퀄컴 수석부사장은 이에 대해 “그동안 프리미엄 AP엔 ‘8’을 붙였는데 지금까지 출시한 제품 중 가장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의미에서 888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퀄컴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AP를 구매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중국어로 ‘8’ 발음은 ‘돈을 벌다’를 의미하는 ‘파차이(發財)’의 ‘파(發)’와 비슷하다. 중국 기업들이 숫자 ‘8’을 각별하게 여기는 이유다. 영국 BBC는 “숫자 8이 ‘행운’을 상징하는 중국 전통을 고려해 퀄컴이 브랜드명을 결정했다”고 분석했다. 퀄컴은 제품 색도 중국인이 선호하는 금색과 붉은색으로 정했다.
최근 AP 업체들은 샤오미, 오포, 비보 등에 대한 영업에 적극적이다. 미국 제재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화웨이의 빈자리를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이 채우고 있어서다. AP를 자체 조달했던 화웨이와 달리 샤오미 등은 AP를 외부에서 구매한다. AP업계엔 ‘큰 장’이 선 것이다.
파운드리에서 협력하면서도 AP 시장에선 퀄컴과 경쟁하는 삼성전자도 중국 고객사를 향한 구애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5㎚ 공정에서 생산하는 중상급 AP ‘엑시노스 1080’ 신제품 발표회를 중국 현지에서 열기도 했다. 이 제품을 스마트폰에 탑재할 예정인 비보를 배려하는 동시에 다른 스마트폰 업체를 염두에 둔 마케팅 행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