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사실상 '셧다운'…"무슨 소용이냐" 불만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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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코로나 확산 절체절명 위기"
대중교통도 30% 운행 감축
전문가들 "전국적 조치 취해야"
대중교통도 30% 운행 감축
전문가들 "전국적 조치 취해야"
5일부터 오후 9시 이후 서울의 밤이 사실상 멈춘다. 상점과 영화관, 학원 등 일반관리시설도 야간영업을 하지 않고 대중교통도 30% 감축 운행한다.
서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서울시가 현 사태를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판단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먼저 오후 9시부터 상점, 영화관, PC방, 오락실, 학원, 독서실과 스터디카페, 놀이공원, 이·미용업, 백화점 등이 문을 닫는다. 음식점과 카페,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등에도 같은 조치가 취해진다. 상점은 업종을 불문하고 300㎡ 이상 규모의 점포가 대상이다. 사실상 오후 9시 이후 갈 수 있는 곳이 없는 셈이다.
다만 필수적인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300㎡ 미만의 소규모 마트 운영과 음식점의 포장, 배달은 허용된다.
시민들의 이동을 최소화하고 조기 귀가를 유도하기 위해 대중교통 야간운행 감축은 더욱 확대된다. 전날까지 밤 10시 이후 운행 횟수를 20% 감축했는데, 이날부터는 밤 9시 이후 30% 운행 횟수를 줄인다. 시내버스는 이날부터, 지하철은 8일부터 감축 운행이 시작된다. 서울시는 서울지하철 외 구간 감축 운행을 위해 국토교통부, 코레일과도 협의 중이다. 비상 상황이 오면 지하철 막차 시간을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당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시간과 관계없이 운영이 전면 중단되는 곳도 확대된다. 서울시와 자치구 및 시 투자출연기관이 운영하는 공공시설, 마트·백화점 내 문화센터 및 어린이 놀이시설, 실내 스탠딩 공연장 등이 문을 닫는다. 이전까지는 유흥시설, 아파트 내 헬스장 등 편의시설에 한해 운영이 전면 중단된 바 있다. 서울시가 이 같은 조치에 나선 이유는 최근 수도권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기는커녕 더 심해지고 있어서다. 지난 3일 하루 서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95명으로 집계됐다. 이틀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서울시는 방역 초강수를 강행해 2주 내 일평균 확진자를 100명 미만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서정현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4일 긴급브리핑에서 "시민들에게는 각종 생활 불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는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돼야 하는 고통의 시간"이라며 "그러나 방역당국과 시민이 원 팀이 되어 뜻과 실천을 모은다면 코로나 확산의 불은 끄고 일상의 불은 다시 켜는 날이 조만간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의 이번 대책은 가장 많은 사람이 이동하는 출근 시간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시는 시청·구청·산하기관은 다음 주부터 '절반 재택근무'와 '시차 출퇴근제'를 시행하겠다고 했지만, 민간 부문에는 동참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다.
종교시설 집회 금지도 온라인 예배 전환을 간곡하게 요청하는 정도다. 사실상 자율적인 방역을 기대하는 셈이다. 이러는 사이 서울에서는 컨테이너 병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컨테이너 병상은 서울의료원과 서북병원 등 3곳에 총 150개가 설치된다.
서정현 권한대행은 "시립병원 유휴 공간에 컨테이너를 활용한 임시 병상을 설치할 것"이라며 "다각도로 병상을 확충하고 있지만, 현재 발생 추이가 계속되면 병상 부족 사태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연일 정부 주도의 강력한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산발적인 2단계 조치로는 감염병을 잡기 어렵다"며 "단계는 안 올리면서 움직이지 말라는 정부의 일원화되지 않은 메시지는 큰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병상과 의료진 부족으로 치사율이 급증하는 사태가 곧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이 봤을 때 굉장히 위험천만한 상황"이라며 "전문가들의 조언을 반영해 선제적, 조기 조치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도 "현재 국내 상황은 거리두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 피해를 완화하고 싶어 하는 입장은 이해하지만 정부는 코로나를 만만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욕심을 내는 순간 유럽처럼 될 수 있다. 사전에 막았으면 2단계로 충분할 것을 3단계로 막게 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또한 "저소득층과 코로나 영업 제한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별도 생계지원을 해주더라도 지금은 선제적 방역이 필요하다"면서 "현재로선 거리두기를 격상하고 확진자를 빠르게 진단해 격리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피력했다.
정부는 오는 6일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어 수도권의 2단계+α 조치 연장 또는 2.5단계 격상을 비롯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서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서울시가 현 사태를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판단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5일 저녁부터 도시활동 전면 중단…사실상 2.5단계
서울시에 따르면 5일 0시부터 2주간 서울에서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및 '천만시민 긴급 멈춤 기간'에서 보다 강화된 긴급조치가 시행된다.먼저 오후 9시부터 상점, 영화관, PC방, 오락실, 학원, 독서실과 스터디카페, 놀이공원, 이·미용업, 백화점 등이 문을 닫는다. 음식점과 카페,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등에도 같은 조치가 취해진다. 상점은 업종을 불문하고 300㎡ 이상 규모의 점포가 대상이다. 사실상 오후 9시 이후 갈 수 있는 곳이 없는 셈이다.
다만 필수적인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300㎡ 미만의 소규모 마트 운영과 음식점의 포장, 배달은 허용된다.
시민들의 이동을 최소화하고 조기 귀가를 유도하기 위해 대중교통 야간운행 감축은 더욱 확대된다. 전날까지 밤 10시 이후 운행 횟수를 20% 감축했는데, 이날부터는 밤 9시 이후 30% 운행 횟수를 줄인다. 시내버스는 이날부터, 지하철은 8일부터 감축 운행이 시작된다. 서울시는 서울지하철 외 구간 감축 운행을 위해 국토교통부, 코레일과도 협의 중이다. 비상 상황이 오면 지하철 막차 시간을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당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시간과 관계없이 운영이 전면 중단되는 곳도 확대된다. 서울시와 자치구 및 시 투자출연기관이 운영하는 공공시설, 마트·백화점 내 문화센터 및 어린이 놀이시설, 실내 스탠딩 공연장 등이 문을 닫는다. 이전까지는 유흥시설, 아파트 내 헬스장 등 편의시설에 한해 운영이 전면 중단된 바 있다. 서울시가 이 같은 조치에 나선 이유는 최근 수도권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기는커녕 더 심해지고 있어서다. 지난 3일 하루 서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95명으로 집계됐다. 이틀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서울시는 방역 초강수를 강행해 2주 내 일평균 확진자를 100명 미만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서정현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4일 긴급브리핑에서 "시민들에게는 각종 생활 불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는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돼야 하는 고통의 시간"이라며 "그러나 방역당국과 시민이 원 팀이 되어 뜻과 실천을 모은다면 코로나 확산의 불은 끄고 일상의 불은 다시 켜는 날이 조만간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민간 부문 '권고'에 실효성 비판도…전문가 "전국적 조치 취할 것"
하지만 이 같은 서울시의 대책에 "과연 효과가 있는 조치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실제로 서울시의 이번 대책은 가장 많은 사람이 이동하는 출근 시간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시는 시청·구청·산하기관은 다음 주부터 '절반 재택근무'와 '시차 출퇴근제'를 시행하겠다고 했지만, 민간 부문에는 동참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다.
종교시설 집회 금지도 온라인 예배 전환을 간곡하게 요청하는 정도다. 사실상 자율적인 방역을 기대하는 셈이다. 이러는 사이 서울에서는 컨테이너 병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컨테이너 병상은 서울의료원과 서북병원 등 3곳에 총 150개가 설치된다.
서정현 권한대행은 "시립병원 유휴 공간에 컨테이너를 활용한 임시 병상을 설치할 것"이라며 "다각도로 병상을 확충하고 있지만, 현재 발생 추이가 계속되면 병상 부족 사태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연일 정부 주도의 강력한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산발적인 2단계 조치로는 감염병을 잡기 어렵다"며 "단계는 안 올리면서 움직이지 말라는 정부의 일원화되지 않은 메시지는 큰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병상과 의료진 부족으로 치사율이 급증하는 사태가 곧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이 봤을 때 굉장히 위험천만한 상황"이라며 "전문가들의 조언을 반영해 선제적, 조기 조치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도 "현재 국내 상황은 거리두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 피해를 완화하고 싶어 하는 입장은 이해하지만 정부는 코로나를 만만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욕심을 내는 순간 유럽처럼 될 수 있다. 사전에 막았으면 2단계로 충분할 것을 3단계로 막게 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또한 "저소득층과 코로나 영업 제한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별도 생계지원을 해주더라도 지금은 선제적 방역이 필요하다"면서 "현재로선 거리두기를 격상하고 확진자를 빠르게 진단해 격리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피력했다.
정부는 오는 6일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어 수도권의 2단계+α 조치 연장 또는 2.5단계 격상을 비롯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