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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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과 함께 ‘학원 운영 전면금지’ 조치를 내놓자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번 주부터 다수 고교가 기말고사를 치를 예정이라 학원 폐쇄로 시험 준비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어서다.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도 “방과 후 아이를 맡길 곳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기말고사 코앞인데 학생들 ‘멘붕’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학원운영 금지 조치를 두고 학부모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거리두기 2.5단계에서 학원은 마트, 영화관, 스터디카페 등과 마찬가지로 오후 9시 이후 운영이 금지된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이번 조치에서 학원에만 3단계와 같은 전면 집합금지 조치를 내렸다. 방학 후 학생들의 잦은 이동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학부모·학생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 다수 고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이번 주부터 기말고사를 치를 예정이다. 서울 대원외국어고, 중동고는 이날부터 바로 기말고사에 돌입했다. 경기고와 휘문고는 각각 8, 9일부터 기말고사를 치를 방침이다. 서울 지역 고교의 경우 18일까지 모든 고교가 원격수업을 할 예정이어서 학원, 학교 모두 대면수업을 할 수 없다.

고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씨(47)는 “질 떨어지는 공교육 온라인 수업을 참아내며 비싼 학원을 보냈는데 이제는 학원까지 원격수업을 강제하느냐”며 “기말고사를 앞두고 이런 조치를 내리면 시험 대비는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고2 학생인 양모군(17)은 “다음주가 기말시험인데 학원 보충수업이 모조리 취소돼 막막하다”고 했다.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도 비상이 걸렸다. 퇴근 전까지 생기는 돌봄 공백을 대부분 학원에 의지하고 있어서다. 학교 내 돌봄교실을 신청하더라도 운영시간이 통상 오후 5시까지이므로 퇴근 전까지는 1개 이상 학원에 의지하는 부모가 다수다. 초등 1학년 아이를 둔 정모씨(34)는 “긴급가족휴가에 연차까지 모두 끌어다 썼는데 또 이런 상황이 닥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친정에 눈치를 보면서 아이를 봐달라고 했다”고 했다.

한편 8~9일 이틀간 예정돼 있던 돌봄전담사 파업은 22일 이후로 유보돼 학원 폐쇄와 돌봄 대란이라는 이중고는 피하게 됐다. 이날 교육부는 돌봄전담사 노동조합과 긴급 협상을 하고 시·도교육청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돌봄전담사 처우개선 방안에 합의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학원들 “PC방은 열고 학원은 왜 닫나”

한국학원총연합회는 이날 학원의 전면 운영금지 조치를 기존 2.5단계 조치(오후 9시까지 운영)로 완화해달라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학원연합회는 “다수 학생이 이용하고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PC방이나 영화관은 거리두기 2.5단계 조처대로 오후 9시까지 운영하는데 정부가 학원에만 집합 금지 조치를 한 것은 학생들의 외출과 이동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에도 맞지 않는다”며 “등교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학원 운영이 중단되면 개인 과외 교습을 받을 수 있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간 학력 격차도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형 학원 업주들은 “사실상 폐업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입을 모았다. 교육당국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실시간 원격수업은 수업료를 대면수업과 동일하게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지만, 녹화 강의는 60%밖에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원격수업을 할 여건을 갖추지 못한 소형 학원들은 휴원 공지를 내는 실정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