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최근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웨이보 캡처
한국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최근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웨이보 캡처
한국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최근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7일 오후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는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을 뜻하는 'RM'이라는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 6위까지 상승했다.

웨이보 실검에 등장한 이유는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빌딩이나 집을 짓는 등 자산을 투자하는 보드게임 부루마블 때문이었다. 지난 6일 방송된 런닝맨에서 출연진은 팀을 나눠 부루마블 게임을 헀다. 이때 보드게임판에는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와 함께 타이베이가 있었다. 바로 옆엔 중국 국가인 오성홍기와 함께 베이징이 등장했다.

누리꾼들은 런닝맨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겼다며 분노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그동안 즐겨봤지만 이제는 이별을 고한다"며 "중국을 모욕한 것은 참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10년간 (런닝맨을) 좋아했지만, 이제 매스껍다"며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누리꾼은 다운로드한 런닝맨 파일을 삭제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오후 7시 현재까지도 RM은 실시간 검색어 목록에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서 런닝맨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중국 방송국은 판권 수입을 통해 런닝맨을 들여온 뒤 2014년 중국판 런닝맨 '달려라 형제'를 제작해 방영했다. 시즌2에선 시청률이 5%까지 치솟으면서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은 바 있다.

중국에서는 홍콩과 마카오, 타이완은 중국 대륙과 나뉠 수 없는 하나이고 합법적인 중국 정부는 오직 하나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한 화면에 두 개의 국기가 올라오자 현지 누리꾼들이 불편한 심경을 내비추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2016년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인 멤버 쯔위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중국 누리꾼들은 쯔위가 대만 독립을 지지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결국 소속사가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된 바 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