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의 통과를 위해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려 하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저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의 통과를 위해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려 하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저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브리핑]은 각 정당이 주목한 이슈는 무엇인지, 어떤 공식 입장을 냈는지 살펴봅니다. 때로 화제가 되고 때로는 이슈 몰이에 실패한 정당의 말들을 집중 조명합니다. 매일 아침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 주>

민주당 "민주주의로써 공수처 출범시킬 것"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8일 총 7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내용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출입국 기록 열람을 규탄한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에 대한 내용 △전체 세출예산의 72.4%를 상반기에 집행하는 2021년도 예산배정계획에 대한 내용 △최근 정부를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이는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에 대한 비판 △문재인 정부를 향해 '귀태(鬼胎)'라고 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비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제기한 검사 술 접대 의혹에 대한 내용 등 이었습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공수처법이 통과됐는데요. 이제는 국회 본회의 통과만 앞두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1996년 시민사회의 요구 이후 24년이 걸렸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은 민주당 논평입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 : 국민의힘은 정작 공수처장 추천위에서는 후보 추천을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을 예고하면 국민의힘은 또다시 공수처장 추천위를 열라는 주장만을 계속해왔습니다. 국민의힘의 도돌이표식 주장은 이제 끊을 때입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 출범이 헌정사의 오점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권력기관을 개혁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헌정사의 오점으로 남을 것입니다. 국민의힘이 아무리 발목 잡아도 공수처는 출범합니다.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비토크라시로 공수처를 막아선다면, 민주당은 민주주의로써 공수처를 반드시 출범시킬 것입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앞에서 회의실로 입장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앞에서 회의실로 입장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민주주의의 조종 울렸다"

국민의힘은 총 5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공수처법에 대한 내용 2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에 대한 비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대한 내용 △법무부의 불법 사찰 의혹 제기에 대한 내용 등이었습니다.

민주당의 공수처법 법사위 처리를 두고 국민의힘은 '날치기' 처리라며 비판을 쏟아냈는데요. 여야 갈등 국면이 깊어지는 모습입니다. 다음은 국민의힘 논평입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 : 민주당은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공수(空輸)부대 작전같이 삼권분립을 유린했다. 이 정권의 음습한 범죄들을 묻어버릴 매립지를 깊게 팠다. 이제 추미애 장관 같은 공수처장이 그곳의 문지기가 될 것이다. 공수래(空手來), 공수거(空手去)다. 세상에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지 않나.

오늘 탐욕스레 얻은 것은, 철권의 '절대반지'가 아니라, 추락하는 정권에 중력을 더하는 육중한 '추'가 될 것이다. 민주당 날치기의 승전고(勝戰鼓)가 국민에겐 민주주의의 조종(弔鐘) 소리로 들린다. 4년 넘게 공석인 대통령 특별감찰관은 도대체 언제 뽑을 것인가. 정부·여당은 국민에 그리고 역사에 부끄러운 줄 알라.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가운데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상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가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가운데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상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가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 "민주당, 힘의 논리만 앞세워"

정의당은 총 4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특수고용 노동자 소득 감소에 대한 내용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한 내용 △공수처법 처리와 다른 개정안들에 대한 내용 △낙태죄 개정 국회 공청회에 대한 내용 등이었습니다.

정의당민주당을 향해 공수처법 외의 법들을 속전속결로 통과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다음은 정의당의 논평입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 : 중요한 것은 집권여당의 태도입니다. 민주당은 마치 시한이라도 정해놓은 듯 최근 각 상임위에서 주요 법안들을 줄줄이 속전속결로 단독 처리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는 시급한 법안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절차를 핑계로 뒷짐 지고 있으면서, 숙고와 합의가 필요한 법안들을 이렇게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힘의 논리를 앞세우기만 한다면 대한민국 정치에 협치가 설 자리는 없을 것입니다. 174석 거대여당을 만들어준 민심은 그만큼의 더 큰 책임감과 정치력으로 국정을 안정시키고 이끌어가라는 것이지, 의석으로 독주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정의당은 국회 운영과 의사 절차에 민주당의 더욱 책임 있는 자세를 강하게 촉구합니다.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 퇴장한 가운데 계속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 퇴장한 가운데 계속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與 무엇이 두려운가"

국민의당은 총 2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공수처법에 대한 내용,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국민의힘과 함께 공수처법 통과를 반대했던 국민의당 역시 정부·여당을 향해 맹공을 쏟아냈는데요. 다음은 국민의당 논평입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 :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가? 전 정권의 국정농단과 적폐를 심판한다며 출범한 '정의로운' 정부와 여당의 심장에 정의의 칼이 겨눠지는 것을 왜 이리도 두려워하는가? 오물에 향수를 뿌린다고 악취가 없어지지 않는 것처럼. 아무리 좋은 취지라는 그럴싸한 포장지로 둘러싸도 악법의 검은 속내는 숨겨지지 않는다.

경제는 수십 년 퇴보시킨 것도 모자라 입법독재, 국회 유린으로 민주주의마저 후퇴시키시면 뒤따를 국민의 분노를 감당하실 수 있겠는가? 청와대 그리고 집권 여당에게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트리는 입법독재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