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은 이날 15.93% 급등한 10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포스코케미칼 주식 6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전날 1조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한 권리락이 반영되면서 주가도 4.01% 하락했었는데, 불과 하루만에 이를 넘어서는데 성공했다.
이날 포스코케미칼은 미국 제너럴모터스와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설립한 합작사 얼티엄셀즈에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얼티엄셀즈는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전기차 베터리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30기가와트(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인데, 여기에 투입될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포스코케미칼이 공급하게 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생산 계약 규모가 수조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케미칼이 그간 진행해온 공격적인 투자가 점차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케미칼은 현재 연 4만t 정도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데, 올해 광양공장에 6000억원을 투입해 양극재 생산량을 연 6만t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현 계획대로면 2030년까지 양극재 생산량은 연 40만t으로, 음극재는 현 4만t에서 26만t까지 증가한다.
설비투자는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의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올해보다 각각 33.0%, 108.4% 증가한 2조1026억원, 1355억원이다.
12개월 선행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이 50.83배에 달하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히지만,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빠른 성장세와 포스코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경쟁사들보다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그간 집행한 투자가 실적으로 연결되면서 소재 부문의 성장이 이어지고 있고, 지난달 증자 발표 당시 공개한 유럽 공장 신설 계획 등 아직 구체화돼야 할 호재가 많아 투자매력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