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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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을 걷던 아반떼 판매량이 5년 만에 반등하고 있다. 올초 파격적 디자인으로 출시된 7세대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연 판매량 8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준중형 ‘신흥 강자’로 떠오른 기아차 K5를 맹추격 중인 아반떼가 그랜저에 이어 올해 국내 판매량 2위에 오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9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 1~11월 아반떼는 7만9363대 팔렸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8% 늘어났다. 이달 판매량까지 더하면 8만 대 돌파가 확실하다. 이미 ‘국민차’ 쏘나타(6만3078대)와 기아차의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7만6892대)도 제쳤다.

아반떼, 화려한 부활…디자인 실험 통했다
아반떼의 판매량 반등은 5년 만이다. 2015년 6세대 모델 출시 후 연간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줄었다. 작년에는 6만2104대까지 추락했다.

아반떼의 추락은 소형 SUV 때문이었다. 아반떼는 과거 사회 초년생들의 ‘생애 첫 차’로 인기를 끌었다. 이 시장을 소형 SUV가 파고들었다. 이전 모델은 과도한 직선 디자인으로 ‘삼각떼(삼각형과 아반떼를 합한 말)’라는 혹평까지 들어야 했다.

상황이 달라진 건 올초부터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아반떼의 7세대 완전변경모델을 출시했다. 이후 월 판매량이 2000대에서 8000~9000대로 반등했다. 7월에는 1만1000대를 넘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나온 하반기에도 월 7000~9000대 선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누적 판매량에서 신형 아반떼의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아반떼의 부활은 디자인에서 시작됐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아반떼의 단점으로 꼽히던 삼각형과 직선을 오히려 강조했다. 측면에 굵은 선을 넣어 세 개의 면으로 나누고, 헤드램프도 삼각형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아차 디자인이 대중성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현대차는 실험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을 선호한다”며 “신형 아반떼도 처음에는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가를 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과감한 디자인 덕분에 고객층을 넓혔다”고 말했다.

아반떼는 올해 그랜저에 이어 국내 판매량 2위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달까지 2위인 K5(7만9518대)와의 판매대수 차이가 약 150대에 불과하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