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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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월 출범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고객 개인정보를 허투루 관리한 기업들에게 잇따라 '철퇴'를 내리고 있다. 지난달 페이스북에 67억원 과징금을 부과한 데 이어 9일 LG유플러스 등 통신업체들의 허술한 정보 관리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개인정보위는 이날 LG유플러스와 대리점 등 4곳에 총 7500만원의 과징금·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1차적인 개인정보 법규 위반은 우정텔레콤, 엘엔씨 등 통신사 대리점에서 나왔다. 통신사 대리점은 영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고객 모집 업무 등을 '매집점'에 재위탁하는 관행이 있다. 매집점은 일종의 2차 대리점이라 볼 수 있다. 재위탁하는 과정에서 기존 통신사 고객 개인정보가 매집점에 넘어가기도 하는데, 이는 원칙적으로는 불법이다. 개인정보 관리, 처리 등은 법적 책임이 있는 본사와 대리점에서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정텔레콤 등 대리점은 본사 동의 없이 매집점에 고객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맡겼다. 특히 고객정보 시스템 접속계정도 매집점과 공유했다. 매집점은 고객정보 시스템을 사용할 권한이 없다.

개인정보위는 이런 행위가 개인정보 법규 위반이라고 보고 2개 대리점에 2320만원, 매집접인 아이티엘에 3020만원의 과징금·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LG유플러스에도 개인정보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물었다. 개인정보위는 "2016년 9월부터 작년 6월까지 매집점이 본사의 고객정보 시스템에 무단 접속했음에도 점검을 소홀히 하는 등 적절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에겐 2160만원의 과징금·과태료가 부과됐다.

윤종인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대리점의 개인정보 오·남용에 대해 위탁사인 통신사의 관리를 강화하도록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개인정보 관리 감독을 철저하게 수행해 유통망에서의 법규 위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지난달 25일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인 페이스북에게도 67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페이스북이 국내 이용자의 '페이스북 친구' 정보를 1만여개 애플리케이션(앱) 사업자에 무단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