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널리스트 과반수는 내년 S&P500지수가 최대 22%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 약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CNBC는 시장전략을 담당하는 미국 증권사 애널리스트 2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이 설문조사를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익명으로 이메일을 통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조사에서 애널리스트 과반수인 12명은 내년에도 상승장이 이어질 거라고 예측했다. 이들이 전망한 S&P500지수 상승폭은 현재가 대비 8~22%다. 지수 포인트로는 4000~4500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이날 종가(3702.25)보다 최대 800포인트 가까이 높다.

설문에 참여한 애널리스트 가운데 14명은 내년 증시를 ‘신중한 낙관’으로 총평했다. 3명은 ‘매우 낙관적’이라고 응답고 다른 3명은 ‘위험’이라고 응답했다. 긍정 평가를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가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점, 코로나19 백신이 곧 배포된다는 점을 이같은 평가의 배경으로 꼽았다.

상승장 전망을 하지 않은 애널리스트 8명 가운데 4명은 내년 S&P500지수가 3500~4000 사이에 머물 것으로 봤다. 다른 4명은 3000~3500까지 떨어질 거라고 예측했다.

애널리스트의 지수 전망이 넓은 범위에 흩어져 있는 건 코로나19 백신의 제조·배포와 관련된 불확실성 때문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주 2000명 이상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뒤 최악의 상황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백신이 배포되고 기업 등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면서 미국과 글로벌 경제가 재개될 것”이라며 “낮은 금리가 유지되고 국가 재정 집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 이익이 회복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중한 낙관’을 전망한 다른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기부양책의 지연, 코로나19 재확산과 백신 공급량의 부족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CNBC는 애널리스트에게 각국 통화가치의 전망에 대해서도 물었다. 응답자 20명 가운데 달러를 선호한다고 말한 사람은 3명이 불과했다. 6명은 유로화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7명은 중국 위안화를 최선호 통화로 꼽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호주달러는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의 경제 회복에 따라 위안화도 강세를 띌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유로존의 정책적 대응이 유럽 경제 회복에 대한 믿음을 제고할 전망”이라며 “내년 초에는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겠지만 연중 대부분의 기간 동안 회복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문에 응답한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내년 추천 종목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기순환주를 꼽았다. 이들이 꼽은 추천 종목은 엑손모빌(XOM), 셰브론(CVX), 베이커 휴즈(BKR), 보잉(BA), 퀄컴(QCOM), 비자(V), 월트디즈니(DIS) 등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퀄컴 주가는 2021년 17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며 “올해 출시된 아이폰 새 모델에 퀄컴의 칩이 들어가는 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퀄컴은 이날 158.8달러에 장을 마쳤다.

설문에 참여한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MSCI 신흥국(EM) 지수가 18%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