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책을 읽고 있다. /사진=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책을 읽고 있다. /사진=뉴스1
국회에서 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반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는 동안 검찰을 비판하는 책을 읽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이 "공수처를 더 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다"며 '독후감'을 공개했다.

야당 필리버스터 안 듣고 책 읽은 추미애

추미애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당시 장관석에 앉아 이연주 변호사가 쓴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읽었다.

2001년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가 1년 만에 검찰을 떠났던 이연주 변호사는 지난달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의 이 책을 펴냈다. 책 출간 후 이연주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로 정치를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는 낙마를 목적으로 대통령 인사권에 개입하기 위한 것", "공수처가 생기는 것이 마땅하다" 등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추미애 장관은 김기현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끝날 때쯤인 이날 오후 11시54분께 페이스북에 "공수처, 더 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다"고 썼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책을 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책을 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밑줄 그으며 읽어

추미애 장관은 이날 읽은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책 중에서 '검사의 직무 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처지에 놓인 검사들은 "국민을 배반할 것인가, 검찰을 배반할 것인가"라는 진퇴양난에 빠진다. (중략) 어쨌든 검사들에게 국민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지 않으나 조직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다"는 부분도 인용해 올렸다.

추미애 장관은 김기현 의원 필리버스터 중 이 책에 연필로 줄을 쳐가며 읽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밑줄 친 부분은 "특수통 검사들은 총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한다며 반역한 것"이다. 2012년 있었던 검찰총장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정면충돌에 대한 내용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권이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대검 중수부 폐지를 결정하자 검사들이 거부하며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윤석열 총장은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최재경 중수부장과 함께 '반(反) 한상대 총장 노선'을 걸었다. 이때의 '검란(檢亂)'은 한상대 총장 사퇴로 마무리됐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