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땡 부동산] 떠난 김현미, 오는 변창흠…강북 아파트, 중위가 8억 돌파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 1285일 만에 물러났습니다. 김 전 장관은 이임사를 통해 집값을 안정화시키지 못한 것을 '미완의 과제'라 표현하며 사과했지만 임대차 3법에 대해선 "곧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변창흠 신임 장관은 오늘(29일) 취임식을 가질 예정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막바지 부동산 정책을 맡을 변 장관은 공급 대책에 역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도 부동산과 관련된 뉴스를 전해드립니다.

◆김현미 "집 걱정 못덜어드려 송구"

첫 번째 뉴스입니다. 3년 6개월간 근무하면서 국내 최장수 장관 타이틀을 쥐고 있는 김현미 국토부 전 장관이 어제(28일) 온라인 이임식을 가졌습니다. 그는 "집 걱정을 덜어드리겠다는 약속을 매듭짓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무척 마음이 무겁고 송구하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스무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집값 및 전셋값의 상승을 막지 못한데 대한 사과도 보입니다.

그러나 "수도권 127만가구 공급 기반을 확충하고 31년 만에 임차인의 거주권을 2년에서 4년으로 보장하는 임대차 3법이 통과됐다"며 "머지않아 우리 국민들의 주거 안정은 꼭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공공임대주택 확대 정책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올해는 선진국 수준의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율 8%를 달성한 매우 의미 있는 해"라며 "2022년에는 200만가구, 2025년에는 240만가구로, 무주택 800만가구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변창흠 장관, 오늘부터 임기

변창흠 신임 국토부 장관이 오늘(29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문 정부들어 두 번째 국토부 장관입니다. 야권에서는 구의역 사고를 비롯해 연이은 부적절한 행동과 발언 등을 문제삼았지만, 여당이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강행하면서 임명까지 이어졌습니다.

변 장관은 서울 도심 주택공급을 비롯해 공급대책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가진 언론과의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주택공급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도심 역세권 고밀도 개발 △공공주도 정비사업 △3기 신도시에 환매조건부 주택 도입 △도시재생지역 개발 △고품질 주택공급을 통한 지방 균형발전 등입니다. 하지만 다주택자 등에 대한 부동산 규제 자체는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다 '1가구 1주택법'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전과 다르지 않은 규제책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 강북 아파트 중위값 8억원 돌파

서울 강북 아파트의 중간값인 중위가격이 처음으로 8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정부의 규제 풍선효과에 이어 전세난에 지친 무주택 세입자들이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전환에 나서면 오른 겁니다. KB국민은행의 '12월 월간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북 14개 구 지역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전월(7억9732만원)보다 2338만원(2.93%) 올라 8억207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8억원을 넘은 것은 KB가 해당 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래 처음입니다. 중위가격은 아파트값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있는 가격입니다.

강북 아파트 중위가격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만 해도 4억3552만원이었습니다. 현재의 절반 수준이었던 겁니다.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인 끝에 2018년 4월 5억원대에 진입했고, 2019년 1월 6억원을 넘었습니다. 올 1월 6억4274만원이었지만, 임대차 보호법이 시행된 이후인 9월에 7억5667만원이 되더니, 3개월 만에 8억원대마저 웃돌게 됐습니다.

◆지방광역시 분양권 전매 막자 아파트값 상승률 더 높아져

지난 9월 말부터 지방 광역시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자 규제를 피한 분양권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규제 후 전매 가능한 분양권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거래가격이 크게 오른 겁니다.

분양평가업체 리얼하우스가 KB부동산 리브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부산 아파트 가격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월평균 1.1%가량 상승했습니다.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가 시행된 9월 22일 후인 10월과 11월 월평균 상승률은 4.1%에 달했습니다. 상승률이 네 배가량 높아진 겁니다. 같은 기간 월평균 비교에서 울산(1.1%→3.1%) 대구(0.6%→1.9%) 광주(0.3%→1.0%) 등 다른 광역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식후땡 부동산은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오디오'로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