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서울 용산전자상가 휴대폰 판매점의 모습. 사진=김범준기자bjk07@hankyung.com
지난 5월 서울 용산전자상가 휴대폰 판매점의 모습. 사진=김범준기자bjk07@hankyung.com
통신요금 유보신고제가 10일 도입되는 가운데 5세대 통신(5G) 중저가 요금제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요금인가제' 규제를 받아왔던 SK텔레콤이 유보신고제 도입으로 신규 요금제 출시를 공언하면서 이르면 연내 중저가 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30년 가까이 시행해온 통신 요금인가제가 이날부터 폐지되고 유보신고제가 실시된다. 유보신고제는 그동안 관행상 사업자 1위인 SK텔레콤이 통신요금을 허가받으면 나머지 사업자도 인가 내용을 따라하는 관행을 없애고 통신요금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유보신고제 도입으로 시장 지배적 사업자는 통신요금을 포함한 이용약관을 자율적으로 설정하고 정부에 신고만 하면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다. 정부는 신고된 요금제에 대해 불합리한 이용조건 등이 있는지 여부를 따져본 후 15일 내에 반려할 수 있다.

통신 요금인가제는 당초 통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를 견제하기 위해 1991년 도입됐다. 통신요금을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청구하지 않는지 정부가 직접 들여다보겠다는 게 제도의 취지였다. 이동전화 시장에선 SK텔레콤, 유선전화 시장에선 KT가 인가를 받고 나머지 사업자는 신고만 하는 식으로 요금인가제가 적용됐다.

과도한 통신비 부과를 막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였지만 오히려 통신사들이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내놓은 신규 요금제와 비슷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담합' 요인으로 지목됐다.

유보신고제 시행으로 통상 1~2개월 걸리던 요금제 심사가 최장 15일로 단축되면서 신규 요금제 출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내 이통 3사는 최근 5G 요금제 개편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6만원대 5G 요금제를 신규로 출시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SK텔레콤 5G 요금제는 △월 5만5000원(슬림) △월 7만5000원(5GX스탠다드) △월 8만9000원(5GX프라임) △월 12만5000원(5GX플래티넘)으로 구성돼 있다. 9GB(기가바이트) 데이터를 제공하는 슬림 요금제 상위 단계가 월 데이터 200GB를 주는 7만5000원짜리 5GX스탠다드 요금제로, 중간 단계가 없는 상태다.

반면 KT는 지난 5월 데이터 무제한의 온라인 전용 'KT 다이렉트' 요금제를 6만7000원에 내놓고 지난 10월에는 매월 각각 5GB·11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세이브(4만5000원), 5G 심플(6만9000원)을 출시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2월 데이터 무제한 온라인 전용 '5G 다이렉트’ 요금제를 월 6만5000원에 내놓은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SK텔레콤 역시 월 6만원대 5G 요금제 출시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의 유보신고제 1호 요금제는 이르면 연말 출시될 전망이다. 지난 10월 유영상 SK텔레콤 이동통신(MNO) 대표는 국정감사에 출석해 "고객 친화적이고 편익을 증대하는 요금제 개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준비하고 출시하려면 연말 또는 내년 초가 될 것 같다. 최대한 빨리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