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진료소 직원들 피로 극심…인력 보강 절실
확진자 폭증에 무료검사 확대까지…현장 진단검사 '과부하'
"지난달 중순부터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진단검사 물량도 몇 배로 늘어 선별진료소는 밤낮없이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10개월 가까이 격무에 시달렸는데 무료검사 대상까지 확대한다니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부산에 있는 한 보건소 선별진료소 직원이 긴 한숨과 함께 내뱉은 말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선별진료소로 몰려 진단검사가 한계에 부딪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인천에서는 지난 1월 20일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9일까지 23만2천115건의 검사를 시행해 인구 100명당 7.9명의 검사율을 기록했다.

지난 1∼3일에는 하루 검사 건수가 각각 1천648명, 1천94명, 1천437명으로 1천500명을 밑돌았지만, 7∼9일에는 2천429명, 2천220명, 1천819명으로 1천800명을 웃돌고 있다.

인천시는 "인천의 코로나19 검체 검사율이 전국에서 최고 수준에 이를 정도로 선제적으로 검사를 시행하느라 의료진 피로도가 극심한 상황이라며, 중앙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인력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수도권인 경기 안산시와 고양시, 일산시, 성남시 등지에서도 지역 확진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검사 물량이 배 이상 늘었다.

한 경기지역 보건소 직원은 "검사 인력은 방역복을 입으면 화장실도 못 가고, 갔다가 오면 방역복을 갈아입어야 해 물도 잘 마시지 않는다"며 "이런 격무가 10개월 가까이 이어져 너무 지쳐 있다"고 말했다.

고양시 일산동구보건소 관계자는 "급한 용무 외에는 휴일도 없이 일하고 있고, 대체 인력도 없다"며 "일산동구의 집단감염이 늘며 요양원 현장검사, 요양시설 선제검사, 보건소 선별검사소 근무 등 삼중고로 밤늦게 까지 쉴 틈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은 지난달 중순까지는 하루 진단검사 물량이 수백 건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달 24일부터 하루 두 자릿수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해 17일째 이어지면서 진단 검사 물량이 1천600여 건으로, 이전보다 2∼3배 이상 늘어났다.

부산시 보건당국 관계자는 "최근 부산에서 학교와 병원 등 대규모 집단에서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는 바람에 접촉자 검사 물량이 크게 늘어 보건소 전 직원들이 진단검사와 동선 조사에만 매달려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확진자 폭증에 무료검사 확대까지…현장 진단검사 '과부하'
이런 상황에서 정부 지침에 따라 무료 진단검사가 확대되자 보건소 직원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인천시는 현재 보건소 10개, 의료기관 21개 등 31개의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정부의 무료 검사 확대 방침에 따라 컨테이너 임시 선별진료소를 추가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천 모 보건소 관계자는 "추가로 운영되는 임시 선별진료소 인력을 정부에서 지원한다고 하지만 이들을 지원하는 인력을 각 군·구에서 책임지라고 한다"며 "그렇게 되면 현재 인력의 업무 부담이 많이 늘어나는 것은 마찬가지여서 검사 효율성도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무료 진단검사 확대는 무증상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 조용한 전파에 의한 연쇄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현장 진단검사에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는 만큼 인력 충원 등 효율적인 운영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찬흥 강종구 장아름 오수희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