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셀트리온을 향한 외국계 투자은행(IB)의 ‘매도 의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와 JP모간 등 두 곳의 IB가 셀트리온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며 매도 리포트를 내놨다. JP모간은 지난 9월에도 매도 보고서를 냈다. 셀트리온은 이에 대응해 긴급 투자설명회(IR)를 열어 반박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셀트리온에 대해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 의견 및 적정주가 19만2000원을 제시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4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내놨다. 크레디트스위스가 제시한 적정주가가 셀트리온의 10일 종가(36만원)보다 46% 낮다. 이는 매도 의견으로 볼 수 있다.

보고서에서 크레디트스위스는 “셀트리온의 최근 주가 급등을 주도한 것은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라며 “그러나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셀트리온이 치료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최대 수익은 4000억원 정도”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셀트리온이 치료제를 회당 875달러 가격에 전 세계 주요국에 판매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셀트리온 시가총액은 치료제 개발 소식을 발표한 뒤 22조원 증가했는데, 4000억원의 일회성 이익에 대한 시장 반응이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9월 셀트리온 매도보고서를 발표한 JP모간도 재차 셀트리온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JP모간은 2021년 한국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 부진할 종목으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한화생명 그리고 삼성중공업을 꼽았다. 보고서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유럽에서 시장점유율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적정주가로 셀트리온 21만원, 셀트리온헬스케어 7만8000원을 제시했다.

서정진 셀트리온은 회장이 “외국인 공매도 투자자도 열성 투자자”라고 농담한 적이 있을 만큼 셀트리온과 외국계 IB는 장기간 악연을 이어왔다. 2017년 목표주가 8만원(당시 셀트리온 주가는 16만원대)을 제시한 모건스탠리를 시작으로 2018년에는 노무라증권과 도이체방크가 연달아 매도 의견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JP모간이 9월 매도보고서를 발표하자 셀트리온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긴급 설명회를 열어 사업 계획을 알리는 등 적극 대응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