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두바이·홍콩 등 주요항만 마이너스 성장
코로나 속 부산항 환적화물 '나 홀로' 증가…BPA "3%대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 해상 물동량이 급감한 속에서도 부산항의 환적화물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올해 부산항 환적 컨테이너 물동량은 연말까지 3%대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10일 밝혔다.

올해 10월까지 부산항에서 배를 바꿔 제3국으로 간 환적 컨테이너(20피트 기준)는 984만6천여 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968만3천여 개)보다 1.7% 늘었다.

11월에는 환적 물동량(111만7천여 개)이 지난해보다 15.7%나 늘었고, 12월에도 10% 이상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BPA는 예상했다.

세계 주요 환적항만 가운데 환적화물이 증가세를 보이는 곳은 부산항이 유일하다고 BPA 관계자는 말했다.

올해 3분기 물동량을 기준으로 싱가포르항은 2%대, 두바이항은 6%대, 홍콩항은 3%대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BPA는 부산항의 환적화물이 증가한 것은 해상교역량 감소에 대응해 글로벌 선사들이 대규모로 선박 운항을 줄이는 바람에 중국 항만 대신 부산항을 대체 기항지로 활용하고 있고, 중국의 국경 폐쇄로 부산항을 거쳐 중국으로 가는 러시아발 화물이 증가한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부산항에서 처리한 환적 컨테이너의 출발지와 도착지 분석 결과, 러시아-부산-중국(8만4천여 개)이 71.2%, 중국-부산-남미(36만4천여 개)가 7.7%, 중국-부산-유럽(21만6천여 개)이 5.3% 각각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글로벌 선사들이 급격한 해상 물동량 감소에 대응해 4월부터 총 283회(미주 166회, 유럽 117회) 선박 운항을 줄이면서 부산항(175회)보다 상하이항(214회)과 닝보항(195회) 기항 횟수를 더 많이 줄였다.

그 영향으로 상하이-부산항 간 환적화물은 41.9%, 닝보항-부산항 간 환적화물은 37.5%나 늘었다.

올해 초 아시아 지역 항만들이 차질을 빚자 글로벌 선사들이 아시아 역내 피더 망이 발달한 부산항을 빈 컨테이너 재배치 기지로 활용하면서 화물 수요가 있는 항만에 공급하는 전략을 채택한 것도 환적화물 증가에 도움이 됐다.

부산에서 중국으로 환적한 빈 컨테이너는 4.7%, 일본으로 환적한 물량은 34.6% 증가했다.

남기찬 BPA 사장은 "해상 운송 컨테이너 물량이 전 세계적으로 7∼1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여건 속에서도 부산항의 우수한 환적 경쟁력을 적극 홍보하고 글로벌 선사들의 물동량을 유치해 성장세를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