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전 통일장관 "환동해 교통인프라 완성돼야 대륙철도 연결 가능"
전문가들 "유라시아 시대, 대륙철도 중심에 부산 있어야"(종합)
동북아 평화공동체 구축과 유라시아 시대 부산 역할을 조명하는 포럼이 11일 온라인으로 열렸다.

이날 오후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2020 유라시아 도시포럼'에서 전문가들은 대륙철도를 통한 유라시아 연결 프로젝트 중심에는 부산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동해북부선을 언급하며 철도 인프라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동해북부선 철도 건설을 완료해 환동해 교통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예비타당성 면제로 설계가 이뤄지고 있는 동해북부선은 2021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4·27 판문점 선언 2주년을 계기로 추진된 동해북부선은 강릉∼제진 구간을 잇는다.

김 전 장관은 "동해남부선은 이미 건설돼 있고, 동해중부선은 현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동해북부선까지 완성되면 부산을 포함해 환동해 지역에 교통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통해 남북 철도뿐 아니라 대륙 철도와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진척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철 부산국제교류재단 사무차장은 "모든 사업과 자본이 수도권에 집중된 일극 중심적 성장이 진행돼 왔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부산을 중심으로 대륙 철도가 완성돼야 한다"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신욱 동아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역시 "우리 미래 먹거리는 신북방정책, 신남방정책을 통한 네트워크 전략 외교 전략에 달려 있다"며 "이를 완수하기 위해 부산에는 가덕신공항 건설과 함께 교통 3축 체제가 완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의 자동차와 조선, 거제의 조선, 창원의 기계, 사천의 항공 클러스터와 협력해 동남권 경제 구역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이 동아시아 철도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선 북한과 교류가 활성화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광모 부산시의회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교류협력 특별위원장은 "한미 안보를 중심에 둬서는 북한 마음을 우리 편으로 가져올 수 없다"며 "북을 중심으로 남북 교류 협력 사업을 이끌어야 하고, 마음을 얻지 못하고서는 철도 공동체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동의대 아시아연구소장 역시 "유라시아 철도로 연결되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이 국제 사회 내 당당한 일원로서 함께 번영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사회 속에서 부산이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태완 소장은 "부산이 동아시아를 넘어서 지구촌에서 국제 교류 허브로 거듭나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부산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철도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연철 전 장관은 최근 미국이 바이든 정부로 전환한 것과 관련해 북핵 문제의 진전 방향에 대해서도 전망했다.

트럼프 정부는 정상들이 우선 합의하고 이후 후속 조치를 밟는 '탑다운' 방식으로 협의를 진행했지만, 바이든 정부는 실무협의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합의 사항이 이행될 수 있다"면서 "상향식, 하향식 협의 방식이 함께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현재 남북 최대 현안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남북 관계에서 중요한 매개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인간안보(보건의료안보) 분야 협력이 중요하다"며 "일방적인 지원보다는 상호협력을,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중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뿐 아니라 민간과 지자체가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과 감염병 공동대응 체계를 구축해 백신 신약 개발 등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