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연임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11일 열린 이사회에서 세계 5위 철강회사(2019년 조강량 기준)를 끌어갈 ‘선장’으로 재신임받은 것이다.

이날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7명 전원으로 구성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는 최 회장이 차기 CEO 후보로 적합하다는 자격심사 검토 결과를 보고했다. 지난달 이사회에서 최 회장이 연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뒤 추천위는 한 달간 자격심사를 했다. 11차례에 걸쳐 투자회사, 고객사, 협력사, 전·현직 임직원 등 사내외 다양한 관계자와 인터뷰를 했으며 7차례 회의를 열어 경영 성과도 평가했다. 5차 회의에서는 6시간 동안 최 회장을 면담하며 그간의 성과와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해 분석하고 토론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2기 경영 방향을 ‘혁신과 성장’으로 내세웠다. 그는 포스코그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철강, 인프라, 신성장 사업 등 전 영역에 걸쳐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을 추구해 핵심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문기 이사회 의장은 “최 회장이 구조조정을 통해 그룹 내 사업의 균형적이고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철강 사업의 회복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2차전지 소재 등 신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미래 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한 점도 인정받았다. 정 의장은 “향후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포스코의 장기적인 가치를 증진하고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는 적임자라는 데 후보추천위의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해 재무실장, 정도경영실장, 가치경영실장을 거쳐 2017년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고 2018년에는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2018년 7월부터 권오준 전 회장의 뒤를 이어 포스코를 이끌어왔다. 특히 포스코가 사회 일원으로 경제적 수익뿐만 아니라 공존·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시민’으로 발전하겠다는 경영이념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해왔다.

연임에 성공했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악화된 실적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포스코는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적자(별도 기준)를 냈다. 3분기에 261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한 분기 만에 흑자전환했지만,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