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내년엔 3.8% 급성장…17년 만의 최고치" [조재길의 지금 뉴욕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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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투자은행 "내년 美경제 장밋빛"
기저효과에다 경제 정상화도 시동
저물가·실업난·정부 부채는 불안
신규 상장업체 '대박 행진' 잇따라
기저효과에다 경제 정상화도 시동
저물가·실업난·정부 부채는 불안
신규 상장업체 '대박 행진' 잇따라
올해 미국 뉴욕 증시는 실물 경제와 완전히 딴판으로 움직였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를 보였지만 뉴욕 3대 증시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요.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예상이 대부분 빗나갔습니다.
올해 미국 경제는 큰 폭 역성장할 게 확실시됩니다. 작년 2.2% 성장했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올해 -4.3%(국제통화기금·IMF)에서 -3.6%(글로벌 76개 투자은행 전망치의 중간값) 고꾸라질 전망입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장기 물가 목표를 2.0%로 두고 있는데, 올해 1~10월의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에 그쳤습니다. 장기간 이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도 당분간 0%대 저금리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건 내년 전망입니다. 국제기구나 전문가마다 미국 경제가 회복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보이지 않습니다. 올해 최저점을 찍은 기저 효과 때문이죠.
76개 투자은행들은 내년 미국 경제가 평균 3.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실화하면 직전 최고치였던 2004년(3.8%)과 같은 기록이 됩니다. 가장 낮게 잡은 IMF도 내년 미국 성장률이 3.1%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개인소비, 기업투자, 주택투자 등이 모두 호조를 보일 것이란 관측입니다. 다만 재정 적자가 심화하면서 정부지출의 성장 기여도는 낮아질 수 있지요. 중요한 건 고용인데, 기대만큼 빠른 속도로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증시는 실물 경제의 선행 지표이지만,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단기 예측을 한다는 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굿모닝 투자의 아침’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질문1> 마감한 미국 증시에서 보인 가장 큰 특징이 있다면.
미국의 코로나 사태가 악화하고 있는데요,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백신 배포에 대한 기대도 커지면서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경기 하강에 따른 실업률 상승 우려가 커졌습니다.
미국에서 코로나 사망자는 하루 3000명을 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팬데믹 선언 이후 최대치입니다. 입원 환자 수도 10만 명 이상으로, 병상 수가 부족합니다.
<캐슬린 시벨리어스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국이 완전히 전례 없는 보건 위기에 놓여 있다”며 “어디에서든 병원이 꽉 찼다”고 우려했습니다.>
특징적인 종목으로는 어제 기업공개(IPO)를 했던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가 상장 첫날인 오늘 두 배 넘게 뛰었다는 겁니다. 백신이 대량 배포되면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이란 기대와 함께 대형 IT(정보기술) 업체란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습니다.
하루 전 상장했던 음식배달 업체 도어대시는 78% 급등했었는데 오늘은 2.1% 하락 마감했습니다. 신규 상장주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질문2> "buy or bury" 미국 정부가 페이스북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적시한 문구죠. 상황이 많이 심각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미국 정부기관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46개 주정부가 공동으로 페이스북을 겨냥한 반독점 소송을 시작했는데요, 페이스북이 경쟁자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거나 고사시켜 시장 지배력을 키워 왔다는 이유입니다.
자산을 분할하도록 명령해달라는 요청서도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페이스북이 여러 기업으로 쪼개질 수 있습니다.
정부가 이처럼 기업분할 명령까지 청구한 것은 페이스북이 2004년 창사 이후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려온 대표적인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16년 동안 사들인 기업만 70여 개에 달합니다.
특히 당국이 주목하는 건 2012년의 인스타그램과 2014년의 와츠앱 인수입니다. 둘 다 페이스북의 실질적 경쟁사로 꼽혔기 때문이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경쟁하는 것보다 경쟁사를 사는 게 낫다”고 발언했다는 증언도 당국이 확보했습니다..
다만 소송전의 결과 페이스북이 실제로 쪼개질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2000년대 초 미 법무부가 마이크로소프트를 같은 혐의로 제소했지만 공방 끝에 ‘공정한 경쟁을 보장한다’는 합의로 흐지부지된 적이 있습니다. 또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등을 인수한 후 기업 결합 승인을 내준 건 정부였다”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독점 소송 소식이 전해진 뒤 페이스북 주가는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습니다.
▶<질문3> 다음주 주요 이벤트와 일정이 있다면.
코로나 전개 상황과 경기 부양책 협상 추이, 그리고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 연설을 주목해볼 만합니다.
코로나 신규 감염자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 당국이 조만간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국 캐나다 등 4개 국이 이미 승인한데다 미국 환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백신 배포 후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증시에도 반영될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와 민주당, 공화당 간 부양책 협상은 지지부진한데요, 하원이 예산안 심사를 18일까지로 일주일 연장했기 때문에 이날까지 부양책 타결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타결되면 시중에 추가로 9000억달러 이상의 유동성이 또 풀리는 겁니다.
파월 의장은 다음주 15~16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경기를 진단하고, 자산 매입 프로그램에 대한 입장도 밝힙니다. Fed는 지난 6월부터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왔는데, 이 프로그램에 대한 태도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됩니다.
다음주 경제 지표 중에선 16일의 소매판매(11월) 및 마킷 제조업·서비스업 PMI(구매관리자지수·12월)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코로나가 급격히 재확산된 이후의 경기를 비교적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7일엔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발표됩니다. 한국 시간으로 어젯밤 나왔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85만3000건으로, 2주 만에 14만 건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역시 코로나 확산에 따른 경제 봉쇄의 영향이었는데요, 올 9월 이후 가장 악화한 수치였습니다.
고용은 미국의 경제 정책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입니다. 실업률이 높아지는 건 경제가 다시 고꾸라지고 있다는 신호이지만, 역으로 부양책 타결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재료라는 점을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올해 미국 경제는 큰 폭 역성장할 게 확실시됩니다. 작년 2.2% 성장했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올해 -4.3%(국제통화기금·IMF)에서 -3.6%(글로벌 76개 투자은행 전망치의 중간값) 고꾸라질 전망입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장기 물가 목표를 2.0%로 두고 있는데, 올해 1~10월의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에 그쳤습니다. 장기간 이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도 당분간 0%대 저금리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건 내년 전망입니다. 국제기구나 전문가마다 미국 경제가 회복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보이지 않습니다. 올해 최저점을 찍은 기저 효과 때문이죠.
76개 투자은행들은 내년 미국 경제가 평균 3.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실화하면 직전 최고치였던 2004년(3.8%)과 같은 기록이 됩니다. 가장 낮게 잡은 IMF도 내년 미국 성장률이 3.1%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개인소비, 기업투자, 주택투자 등이 모두 호조를 보일 것이란 관측입니다. 다만 재정 적자가 심화하면서 정부지출의 성장 기여도는 낮아질 수 있지요. 중요한 건 고용인데, 기대만큼 빠른 속도로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증시는 실물 경제의 선행 지표이지만,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단기 예측을 한다는 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굿모닝 투자의 아침’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질문1> 마감한 미국 증시에서 보인 가장 큰 특징이 있다면.
미국의 코로나 사태가 악화하고 있는데요,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백신 배포에 대한 기대도 커지면서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경기 하강에 따른 실업률 상승 우려가 커졌습니다.
미국에서 코로나 사망자는 하루 3000명을 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팬데믹 선언 이후 최대치입니다. 입원 환자 수도 10만 명 이상으로, 병상 수가 부족합니다.
<캐슬린 시벨리어스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국이 완전히 전례 없는 보건 위기에 놓여 있다”며 “어디에서든 병원이 꽉 찼다”고 우려했습니다.>
특징적인 종목으로는 어제 기업공개(IPO)를 했던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가 상장 첫날인 오늘 두 배 넘게 뛰었다는 겁니다. 백신이 대량 배포되면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이란 기대와 함께 대형 IT(정보기술) 업체란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습니다.
하루 전 상장했던 음식배달 업체 도어대시는 78% 급등했었는데 오늘은 2.1% 하락 마감했습니다. 신규 상장주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질문2> "buy or bury" 미국 정부가 페이스북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적시한 문구죠. 상황이 많이 심각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미국 정부기관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46개 주정부가 공동으로 페이스북을 겨냥한 반독점 소송을 시작했는데요, 페이스북이 경쟁자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거나 고사시켜 시장 지배력을 키워 왔다는 이유입니다.
자산을 분할하도록 명령해달라는 요청서도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페이스북이 여러 기업으로 쪼개질 수 있습니다.
정부가 이처럼 기업분할 명령까지 청구한 것은 페이스북이 2004년 창사 이후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려온 대표적인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16년 동안 사들인 기업만 70여 개에 달합니다.
특히 당국이 주목하는 건 2012년의 인스타그램과 2014년의 와츠앱 인수입니다. 둘 다 페이스북의 실질적 경쟁사로 꼽혔기 때문이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경쟁하는 것보다 경쟁사를 사는 게 낫다”고 발언했다는 증언도 당국이 확보했습니다..
다만 소송전의 결과 페이스북이 실제로 쪼개질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2000년대 초 미 법무부가 마이크로소프트를 같은 혐의로 제소했지만 공방 끝에 ‘공정한 경쟁을 보장한다’는 합의로 흐지부지된 적이 있습니다. 또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등을 인수한 후 기업 결합 승인을 내준 건 정부였다”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독점 소송 소식이 전해진 뒤 페이스북 주가는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습니다.
▶<질문3> 다음주 주요 이벤트와 일정이 있다면.
코로나 전개 상황과 경기 부양책 협상 추이, 그리고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 연설을 주목해볼 만합니다.
코로나 신규 감염자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 당국이 조만간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국 캐나다 등 4개 국이 이미 승인한데다 미국 환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백신 배포 후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증시에도 반영될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와 민주당, 공화당 간 부양책 협상은 지지부진한데요, 하원이 예산안 심사를 18일까지로 일주일 연장했기 때문에 이날까지 부양책 타결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타결되면 시중에 추가로 9000억달러 이상의 유동성이 또 풀리는 겁니다.
파월 의장은 다음주 15~16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경기를 진단하고, 자산 매입 프로그램에 대한 입장도 밝힙니다. Fed는 지난 6월부터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왔는데, 이 프로그램에 대한 태도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됩니다.
다음주 경제 지표 중에선 16일의 소매판매(11월) 및 마킷 제조업·서비스업 PMI(구매관리자지수·12월)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코로나가 급격히 재확산된 이후의 경기를 비교적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7일엔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발표됩니다. 한국 시간으로 어젯밤 나왔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85만3000건으로, 2주 만에 14만 건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역시 코로나 확산에 따른 경제 봉쇄의 영향이었는데요, 올 9월 이후 가장 악화한 수치였습니다.
고용은 미국의 경제 정책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입니다. 실업률이 높아지는 건 경제가 다시 고꾸라지고 있다는 신호이지만, 역으로 부양책 타결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재료라는 점을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