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폭증에 은행 이자 주머니만 두둑…이자이익 최대치 전망
가계 및 기업대출이 급증하면서 올해 국내 은행의 이자 이익이 큰 폭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선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40조7000억원)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 은행 영업 실적 자료'를 보면 올 3분기 누적 은행 이자 이익은 30조6000억원이다. 1분기와 2분기 각각 10조1000억원, 3분기 1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기업과 가계대출 잔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을 감안할 때 4분기 은행 이자 이익은 3분기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3분기와 같은 수준이라 하더라도 전체 규모는 41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 이자 이익은 2018년 2분기부터 매분기 10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순이자마진은 역대 최저 수준(3분기 기준 1.4%)으로 떨어졌지만 대출 잔액이 급격히 늘어서다.

주요 금융그룹 가운데선 신한지주와 KB금융지주의 이자 이익이 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의 올 3분기 누적 이자 이익은 신한금융은 6조460억원, KB금융 6조447억원이다. 우리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의 연간 이자 이익은 6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순이자마진 하락으로 수익성은 나빠졌지만 대출 잔액 자체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자 이익도 늘어날 것"며 "대출을 포함한 자산 규모가 커진 게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대출 옥죄기에 들어가면서 은행의 이자 이익 증가세는 잦아들 가능성이 높다. 대출 잔액이 줄어들면 순이자마진 하락으로 이자 이익도 자연스럽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에 따른 이자 이익은 금융당국의 규제로 더이상 증가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피해 회복을 위한 중소기업 대출이 꾸준히 늘면서, 이자 이익은 당분간 꾸준히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