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쟁점 법안을 두고 11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이어지고 있다. '정의당 변수'가 들어오면서 여야 입장이 뒤바뀐 형국이 됐다.

정의당과 틀어지며 필리버스터 전략 수정한 민주당

당초 국민의힘이 쟁점 법안과 관련해 필리버스터에 돌입한다고 했을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여유로웠다. 범여권 정당들과 함께 필리버스터를 무마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앞서 처리됐던 고위공직자범죄수시처(공수처)법 등 3개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해선 지난 9일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약 3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으며 정기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마무리됐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정원법 개정안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초선의원 전원이 참가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정원법 개정안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초선의원 전원이 참가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민주당은 당초 국회법 규정에 따라 총 180명 의결로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이후 종료시킬 구상이었다. 그러나 김남국 민주당 의원과 정의당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정의당 변수'가 들어오면서 180석 확보가 불투명해졌다. 민주당은 '야당 발언권 존중'을 명분으로 국민의힘에게 무제한 시간을 제공하겠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 장기화 국면을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오히려 '허'를 찌른 셈. 하지만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나서면서 다시 상황이 반전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선 58명 전원이 필리버스터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 전면 나서면서 전세 역전

이들은 "편법·탈법 쪼개기 임시회를 열어서라도 야당의 필리버스터마저 틀어막겠다던 집권여당은 갑자기 입장을 바꿔서 야당의 의사를 존중해 충분한 시간을 주겠다고 한다"며 "국민의힘 초선의원 58명은 오늘부터 전원 철야 필리버스터에 돌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정보기관이 사이버 공간까지 전부 감시하는 것도 모자라서 마음에 안 드는 국민들까지 사찰하고 감시하겠다는 국정원 악법을 막아야 한다"면서 "대북전단을 보내면 우리 국민을 감옥에 보내버리겠다는 소위 '김여정 하명법'도 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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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을 시작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이철규 의원에 이어 김병기 민주당 의원,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홍익표 민주당 의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순서대로 참여했다. 현재는 오기형 민주당 의원이 토론을 진행 중이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