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와 정치·외교적 갈등 빚는 중국, 중국 국적 아내 출국 허용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 내 위구르족 출신의 호주 국적 남성이 3년 만에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거주하는 아내, 그리고 세 살 짜리 아들을 상봉했다.

로이터통신은 11일 위구르족 출신의 호주 시민권자인 사담 아부두살라무 씨가 전날 호주 시드니 공항에서 아내 나딜라 우마이에르 씨와 세 살 짜리 아들 루프티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호주 국적 위구르인, 신장의 가족과 재결합…중국, 3년만에 허락
사담 씨의 가족과의 결합은 이들 모자의 호주행을 허용하지 않았던 중국 당국이 입장을 바꿨기 때문에 가능했다.

위구르족 모자의 호주행 허가는 중국 당국이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 위구르족을 비롯한 이슬람교 소수민족을 탄압하고 있다는 서방과 국제인권단체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중국과 호주가 정치·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관심을 끈다.

사담 씨는 트위터에 아내와 아들을 시드니 공항에서 상봉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공유하고, "나는 이런 날이 올 줄 생각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그는 또 자신의 아내와 아들의 호주행을 위해 노력해온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과 인권활동가를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다는 뜻도 밝혔다.

중국 당국은 2017년 이들 모자가 중국을 떠나려 하자 여권을 몰수하고 이들의 출국을 막은 바 있으며, 이들 모자의 출국 문제는 중국과 호주 간 외교적 문제로 비화했다.

사담 씨는 작년 7월 호주 공영 ABC 방송에 출연해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 당국의 박해가 만연하다고 폭로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아내와 아들이 중국 당국의 제지로 신장위구르 자치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호주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사담 씨의 ABC 방송 출연 직후 페인 호주 외무장관은 베이징 주재 호주대사관을 통해 중국 정부에 대해 중국 국적 아내와 아들의 출국을 허락해 달라고 정식으로 요청했다.

10년 전 호주로 유학을 와 호주 시민권을 취득한 사담 씨는 2016년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아내 나딜라 씨와 결혼했다.

이후 아들 루프티가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태어났으며, 루프티는 2019년 호주 시민권을 취득했다.

사담은 지금까지 아들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국제 인권단체들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측은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 이슬람교도들이 '재교육 수용소'에서 재교육을 받는 것으로 추정한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공산당이 수용된 이슬람교도를 대상으로 이슬람교를 부정하고 공산당에 대해 충성하도록 세뇌 교육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재교육 수용소가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대응하는 데 필요하다거나 "인도적 직업교육센터"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