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웅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국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도중에 "성폭력 범죄는 충동에 의해서 이뤄지고 그 충동의 대부분은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기 때문"이라고 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본의와 달리 전달…죄송하게 생각"

김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의와 달리 전달된 것 같다.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전체 주제 중에 극히 짧은 이야기였다"며 "그 이야기의 전후를 들으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고 조두순 같은 특정 부류의 범죄자에 대한 지금의 대책이 오히려 재범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의원은 "성범죄 인식이 충격적이고 참담하다. 국민 앞에 사죄하고 의원직을 사퇴하기를 바란다"는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논평 등에 대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피해자를 공격하는 무리에게 모략을 당하는 것을 용납하기 어렵다. 빌미를 제공한 것 같아 스스로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의원은 사과 전에 올린 글에서도 "부산시장, 서울시장, 최근 구의원 등 성폭력 하면 일가견 있는 성폭력전문당으로부터 이런 더러운 공격을 받으니 어이가 없다"며 민주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공격에는 "어이없다"

김 의원은 같은 날 오전 약 5시간7분 간 필리버스터를 하던 중 "성폭력 범죄라는 것은 충동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고, 그 충동이 대부분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서, 스트레스가 많이 폭발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사실 불필요한 스트레스나, 불필요한 침해 같은 게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성폭력 전과자들의 재범을 더 높일 수가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 같은 발언 직후 현안 브리핑에서 "김 의원의 성범죄 인식이 참으로 충격적"이라며 "성범죄를 한낱 스트레스에 의한 것으로 치부하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두순 출소가 다가온 상황에서 국민 여러분의 불안과 공포가 크다"며 "그런데 김 의원의 말대로라면 조두순의 재범을 막기 위해 조두순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면 되는 것이냐"고 덧붙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사실상 성범죄자를 옹호하는 얼토당토않은 발언"이라며 "전직 검사 출신으로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