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가전'?…정수기 '홈콕'에 계절 안가리고 잘 나간다
‘여름 가전’으로 인식돼온 정수기가 올해는 초겨울부터 이례적인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홈카페 열풍으로 집에서 음료를 만들어 먹는 소비자가 늘어났고 온수 기능을 강화한 제품 등 제품군도 다양해진 데 따른 현상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13일 렌털업계에 따르면 코웨이의 지난달 정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지난 10월 선보인 아이콘 정수기는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2만 대를 넘어서며 인기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인공지능(AI)을 적용해 비대면 관리를 가능하게 한 제품이다. 스스로 상태를 진단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해결 방법을 안내해준다. 완전한 자가관리를 원하는 이용자는 4개월마다 필터를 배송받아 직접 교체하면 된다.

청호나이스의 지난달 정수기 판매량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 늘었다. 주력 제품인 세니타 시리즈(사진)가 9~11월 2만5000대가량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로트 가수 임영웅 씨를 광모 모델로 내세워 주부들의 주목을 받은 제품이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집에서 음료를 즐기는 홈카페족 증가로 정수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최근에 나온 정수기는 얼음·냉수 기능뿐 아니라 온수 기능까지 뛰어나 계절과 무관하게 판매량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온수 기능으로 주목받은 대표 제품이 쿠쿠의 ‘인앤아웃 100℃ 끓인 물 정수기’다. 국내 최초로 100도 끓인 물을 내보내는 기능을 장착했다. 단순히 온수를 이용하는 것뿐 아니라 젖병 등을 소독할 때도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제품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달보다 20배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쿠쿠의 정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SK매직 역시 지난달 정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0%가량 증가했다. 8월 출시한 ‘스스로 직수정수기’는 매달 판매량 1만 대를 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자가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각종 살균 장치를 적용했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효율적인 냉·온수 추출 기능을 갖춘 현대렌탈케어의 큐밍정수기도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0%가량 증가했다. 교원의 렌털 브랜드 웰스 역시 지난달 정수기 판매량이 전년 같은달보다 늘었다. 렌털업계 관계자는 “정수기가 4계절 가전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