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 제약사 알렉시온을 390억달러(약 42조원)에 인수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계기로 면역학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한국이 코로나19 백신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기업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면역학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알렉시온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아스트라제네카 역사상 최대이자 코로나19 확산 후 제약업계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알렉시온의 주식 1주당 현금 60달러와 115달러 상당의 주식을 주주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양사는 주주 승인을 받고 규제 당국의 검토를 마친 뒤 내년 3분기 계약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희귀 난치성질환 전문 제약사인 알렉시온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인 솔리리스를 개발했다. 솔리리스는 발작성야간혈색뇨증(PNH), 비정형 용혈성요독증후군과 중증 근무력증 등에 쓰이는 치료제로 가격이 워낙 비싸 연간 투약비만 수억원이 들어간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6주 내로 미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소리오 CEO는 “6주 내에 미국에서 백신 승인을 위한 서류를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부 지역에선 연내 승인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미국 내 임상시험은 아직 지지부진하다. 임상시험 참가자 2명에게서 나타난 신경학적 증상이 백신과 무관하다는 증거를 미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하지 못해 10월 말까지 7주간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백악관 백신 개발 프로젝트 ‘초고속 작전’을 이끌고 있는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내년 1월 말 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내다봤다. 승인 시기는 내년 2월 중순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