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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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가입 조건이 내년부터 큰 폭으로 완화되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ISA는 계좌 하나로 예금과 펀드 등 여러 금융 상품에 투자할 수 있고 세제 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통장이다. 지금까지는 소득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었지만 다음달부터 19세만 넘으면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은행들 간 영업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올해 은행권 ISA 운용 성과는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이 가장 좋았다.
은행권 ISA 성적 보니…KB·농협 '돋보이네'

수익률은 금융투자협회서 확인

ISA는 세금 혜택이 매력이다. 이자와 배당·양도소득에 대해 최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준다. 상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가입자가 자기 책임 아래 운용 자산을 직접 정하는 신탁형과 은행에 투자를 맡기는 일임형이다. 일임형은 은행들이 투자 방법을 표준화해서 마련한 여러 개의 모델포트폴리오(MP) 가운데 하나를 가입자가 고르는 식이다.

ISA의 경쟁력은 MP 성과에서 갈린다. 13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ISA다모아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말까지 5대 은행 일임형 ISA의 전체 평균 수익률은 0.7~3.64%를 기록했다. 국민은행(3.64%)이 가장 높았고 농협은행(3.49%) 신한은행(1.88%) 우리은행 (1.13%) 하나은행(0.70%) 순이었다.

투자 유형별 상품군의 평균 수익률을 분석해 보니 고위험에서는 국민은행, 중위험에서는 농협은행의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국민은행은 초고위험(6.51%) 고위험(5.72%) 포트폴리오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초 코로나 사태로 시장이 급락했을 때 주식 비중을 확대하면서 수익률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고위험(5.41%) 중위험(3.40%)에서 높은 실적을 냈다. 신한은행은 고위험(3.21%) 중위험(1.98%)에서 무난한 성적을 올렸다. 하나은행은 고위험(3.77%)에서, 우리은행은 초고위험(3.74%)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았다.

삼성전자에 직접 투자도 가능

내년에는 ISA 가입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게 은행들의 예상이다. 가입 대상이 넓어지고 투자 자산 범위도 확대되기 때문이다. 현재 ISA에 가입하려면 소득이 있어야 한다. 내년부터는 19세 이상 국내 거주자라면 모두 가입할 수 있다. 계약 기간도 5년에서 3년 이상으로 줄어든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주식시장에 상장된 개별 주식도 포트폴리오에 넣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펀드 형태로만 투자할 수 있었다. 주식 계좌 없이도 직접 투자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운용에 따라 정기 예금 금리를 훌쩍 뛰어넘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ISA는 2016년 출시 당시 ‘만능통장’으로 불리며 주목받았지만 가입자 수는 계속 200만 명대에 머물러 왔다”며 “앞으로 규제가 풀리면 저금리 시대 재테크 수단으로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