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역당국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긴급사용 승인 등의 조치를 내렸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14일 오전(현지시간)부터 미 전역의 145개 배송지에 도착한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전날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긴급 승인했다. 이어 이날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회의를 열고 16세 이상 미국인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ACIP의 권고는 새로 개발한 백신 접종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이 이 권고를 수용해 백신 사용을 공식 승인하면 그때부터 사람들에게 백신 주사를 맞힐 수 있다. CNN은 레드필드 국장이 곧 ACIP의 권고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14일 오전부터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영국·캐나다·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멕시코에 이어 화이자 백신을 승인한 여섯 번째 국가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계된 영상에서 “첫 백신 접종이 24시간 내에 이뤄질 것”이라며 “페덱스, UPS 등과 협조해 이미 미국 전역에 배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화이자 백신이 FDA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날 미국에선 또다시 기록적인 수치의 신규 감염자와 사망자가 나왔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11일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23만1775명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1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감염자도 21만76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날 하루 사망자 수도 3309명으로 집계되며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런 가운데 뉴욕시는 10주 만에 다시 식당의 실내 영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밀집한 환경에서 감염이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14일부터 뉴욕시에 있는 레스토랑은 실내 식사를 중단하고 실외 식사와 포장·배달 서비스만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욕의 식당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 6개월 만인 지난 9월 말 수용 인원의 25% 범위 내에서 실내 영업을 재개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