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원전 없는 탄소중립은 허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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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2 흡수·포집 잠재량 매우 제한적
태양광 등 설비 터무니없이 늘려야
원전만이 정책목표 이룰 수 있어
박주헌 <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 >
태양광 등 설비 터무니없이 늘려야
원전만이 정책목표 이룰 수 있어
박주헌 <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 >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2050년까지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 추진 전략이 발표됐다. 간략히 요약하면 산업, 수송, 건물 등 모든 부문에서 에너지효율을 높여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필요한 에너지는 가능한 한 전기로 대체하고, 전기는 대부분 태양광, 풍력을 통해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어쩔 도리 없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포집 기술을 통해 땅속에 파묻거나 나무를 심어 흡수해 상쇄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흡수와 포집 잠재량은 매우 제한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택지개발, 태양광 보급 확대 등으로 산림면적이 줄어들고 있어 4000만t 정도의 현재 흡수량도 유지하기 어려울 전망이고, 포집 잠재량도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의하면 각종 기술을 총망라해도 1000만t을 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현재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7억t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필요 에너지 거의 전부를 태양광과 풍력을 통해 얻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자동차도 냉난방도 산업용 기계도 모두 궁극적으로 태양광, 풍력에 의존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설비 용량은 얼마나 될까?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태양광 152GW, 풍력 305GW로 총 450GW가 넘는 설비용량이 필요하다. 지난해 말 기준 태양광·풍력 설비용량은 13.2GW이므로 지금보다 35배 늘려야 하는 규모다. 하루 평균 3시간 또는 6시간 정도만 가동할 수 있을 뿐 나머지 시간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태양광과 풍력으로 발전량의 대부분을 채우려고 하니, 설비용량이 터무니없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태양광, 풍력 설비의 급격한 증가는 심각한 잉여전력 문제를 야기한다. 전력 수요 연평균 증가율을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처럼 1.3%를 가정하고 현재 평균부하율 70%를 적용하면 2050년 평균부하는 100GW 내외로 추산된다. 이는 태양광, 풍력의 예상 설비 용량 450GW보다 한참 못 미쳐, 300GW가 넘는 대규모 잉여전력이 남아도는 시간이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잉여전력 300GW는 전기자동차 1000만 대 배터리를 2시간 이내에 채울 수 있고, 현재 에너지저장장치를 100배 증가시켜 850GWh 용량을 갖춘다고 해도 3시간이면 채울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잉여전력을 저장 수단만으로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라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수소경제를 띄우고 있는지 모르겠다. 잉여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어 보관하겠다는 발상이다. 하지만 수소는 여전히 매우 값비싼 에너지다. 전기로 만든 수소는 다시 전기 형태로 만들어 써야 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형태가 바뀔 때마다 엄청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쯤 되면 이번에 발표한 탄소중립 추진 계획은 억지에 가까워 보인다. 왜 이런 억지 계획이 만들어졌을까?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되다시피 한 탈원전 때문이다. 원자력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이고 대규모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전원이다. 원전을 탄소중립을 위한 전원믹스에 포함시키면 태양광, 풍력의 발전 용량을 줄일 수 있을 테고, 자연스럽게 잉여전력도 우리가 감당할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을 제외한 세계 주요국이 탄소중립을 위해 원전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탄소중립을 통해 지구상에서 없애려고 하는 것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지 원전이 아니다. “우리의 에너지와 환경의 미래가 원자력에 달려 있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에너지전환을 하더라도 앞으로 수십 년은 원전이 계속 기둥이 돼야 한다”고 최근 밝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언급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탈원전이든 탄소중립이든 하나만 선택하라. 원전 없는 탄소중립은 허울 좋은 구호이고 이룰 수 없는 허구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흡수와 포집 잠재량은 매우 제한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택지개발, 태양광 보급 확대 등으로 산림면적이 줄어들고 있어 4000만t 정도의 현재 흡수량도 유지하기 어려울 전망이고, 포집 잠재량도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의하면 각종 기술을 총망라해도 1000만t을 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현재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7억t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필요 에너지 거의 전부를 태양광과 풍력을 통해 얻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자동차도 냉난방도 산업용 기계도 모두 궁극적으로 태양광, 풍력에 의존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설비 용량은 얼마나 될까?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태양광 152GW, 풍력 305GW로 총 450GW가 넘는 설비용량이 필요하다. 지난해 말 기준 태양광·풍력 설비용량은 13.2GW이므로 지금보다 35배 늘려야 하는 규모다. 하루 평균 3시간 또는 6시간 정도만 가동할 수 있을 뿐 나머지 시간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태양광과 풍력으로 발전량의 대부분을 채우려고 하니, 설비용량이 터무니없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태양광, 풍력 설비의 급격한 증가는 심각한 잉여전력 문제를 야기한다. 전력 수요 연평균 증가율을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처럼 1.3%를 가정하고 현재 평균부하율 70%를 적용하면 2050년 평균부하는 100GW 내외로 추산된다. 이는 태양광, 풍력의 예상 설비 용량 450GW보다 한참 못 미쳐, 300GW가 넘는 대규모 잉여전력이 남아도는 시간이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잉여전력 300GW는 전기자동차 1000만 대 배터리를 2시간 이내에 채울 수 있고, 현재 에너지저장장치를 100배 증가시켜 850GWh 용량을 갖춘다고 해도 3시간이면 채울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잉여전력을 저장 수단만으로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라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수소경제를 띄우고 있는지 모르겠다. 잉여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어 보관하겠다는 발상이다. 하지만 수소는 여전히 매우 값비싼 에너지다. 전기로 만든 수소는 다시 전기 형태로 만들어 써야 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형태가 바뀔 때마다 엄청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쯤 되면 이번에 발표한 탄소중립 추진 계획은 억지에 가까워 보인다. 왜 이런 억지 계획이 만들어졌을까?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되다시피 한 탈원전 때문이다. 원자력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이고 대규모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전원이다. 원전을 탄소중립을 위한 전원믹스에 포함시키면 태양광, 풍력의 발전 용량을 줄일 수 있을 테고, 자연스럽게 잉여전력도 우리가 감당할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을 제외한 세계 주요국이 탄소중립을 위해 원전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탄소중립을 통해 지구상에서 없애려고 하는 것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지 원전이 아니다. “우리의 에너지와 환경의 미래가 원자력에 달려 있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에너지전환을 하더라도 앞으로 수십 년은 원전이 계속 기둥이 돼야 한다”고 최근 밝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언급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탈원전이든 탄소중립이든 하나만 선택하라. 원전 없는 탄소중립은 허울 좋은 구호이고 이룰 수 없는 허구다.